요즘처럼 경기 침체가 심해지고 집값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전셋집을 잘못 구하면 낭패보기 쉬우니 주의해야 합니다. 대출을 많이 낀 주택에 전세를 얻었다가 집주인 상황이 나빠져 경매로 넘어가면 자칫 잘못하다가 전세 보증금의 일부나 전부를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집값이 1억원이고 4000만원의 근저당이 설정된 주택에 4000만원 전세로 입주한다고 가정해 볼까요? 만약 집이 경매 처분된다면 낙찰대금에서 선순위(4000만원) 금액을 은행 등 근저당권자가 가져가고, 세입자는 남은 돈에서 전세금을 돌려 받게 됩니다. 즉 낙찰금이 8000만원을 넘으면 전세금을 온전히 찾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보증금 일부는 날리게 된다는 얘기죠.
그래서 부동산 전문가들은 은행이 설정한 채권 최고액과 전세 보증금을 더한 금액이 집값의 70~80% 이상인 집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합니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받아서 대출금을 갚는다고 약속한다면, 계약할 때 반드시 계약서에 명기한 뒤 중도금이나 잔금 지급일에 상환 유무를 꼭 확인하도록 하세요.
집주인과 분쟁이 생겨 난처해졌다면 정부에서 운영하는 전·월세 지원센터(국번없이 1577-3399) 도움도 받아 보세요. 서너달 전만 해도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올리겠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대처법을 묻는 질문이 많았는데, 요즘은 집주인이 계약 만료가 됐는데도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쏟아진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요즘 전세금이 뚝 떨어진 데다 세입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이라서 그렇겠지요. 세입자가 계약 만료일에 맞춰 집을 빼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일단 계약 만기 한 달 전까지 계약 해지 의사를 담은 '내용증명'을 집주인에게 보내두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만 나중에 보증금반환 청구소송 등 법적인 문제가 불거질 때 법적 증거로 활용할 수 있거든요.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집주인과 세입자가 계약 만료 전에 충분히 대화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