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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보다 소득 늘어도 지갑 닫은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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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기자I 2025.06.01 12:00:00

대한상의 ‘세대별 소비성향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
가처분소득 대비 소비지출 평균소비성향, 3.3%P↓
“20·30대는 소득 적어서, 60대는 노후 준비로 빠듯”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10년 전보다 소득이 늘어도 가처분소득 중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평균소비성향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증가해도 그에 맞춰 지갑을 더 많이 열지는 않은 것이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1일 발간한 ‘세대별 소비성향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대 평균소비성향은 70.3%로 조사됐다. 10년 전인 2014년 73.6%에서 3.3%포인트 하락했다.

세대 중에선 60대의 소비성향이 가장 크게 낮아졌다. 60대는 69.3%에서 62.4%로 6.9%포인트 떨어졌다. 대한상의는 고령화에 따른 노후 자금 대비 및 주택 원리금 상환 부담으로 60대 소비성향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소비가 많은 편인 30대 이하도 소비성향이 73.7%에서 71.6%로 2.1%포인트 감소했다. 20·30대는 소비액수도 줄었는데 2014년 257만원에서 지난해 248만원으로 하락했다.

신동한 산업연구원 박사는 “주택 구입으로 인한 이자, 각종 세금 등과 같은 비소비지출을 모두 제외한 가처분소득 중 소비지출로 사용되는 비중이 줄어든 상황”이라면서 “각 세대가 소비를 덜 하는 주된 이유로 고령화, 소득문제 등을 들 수 있지만 ‘돈을 덜 쓰는 습관의 변화’도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년 사이 소비 구조도 달라졌다. 지출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한 항목은 보건(2.6%포인트), 오락·문화(2.4%포인트), 음식(외식)·숙박(0.7%포인트), 주거·수도(0.7%포인트)순이었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와 함께 여가·취미 지출 확대, 외식·여행 등 가치소비 보편화가 주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건항목은 단순 질병 치료가 아닌 미용목적 시술이나 진료가 포함돼 건강 등 웰에이징(well-ageing)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식료품·음료(-2.3%포인트), 의류·신발(-1.6%포인트) 등 전통적인 생필품과 교육(-0.9%포인트)의 소비 비중은 감소했다. 1인 가구 증가, 가정 간편식 보편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구매 및 중고·공유경제 확산,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어떤 품목에 돈을 더 쓰는지도 세대별로 달랐다. 30대 이하는 식비 지출(식료품·음료)비중이 3.9%포인트 감소했지만, 음식(외식)·숙박(3.1%포인트)과 오락·문화(3.1%포인트)비중은 급증했다. 여행, 미식,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된 MZ세대의 소비성향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40대는 각종 취미·운동·오락시설(헬스장, 스크린골프 등) 이용 관련 소비가 늘어나는 등 자기 만족형 소비가 확대됐다. 50대는 뷰티 디바이스, 홈 인테리어, 간편식 등이 핵심 소비 품목으로 부상했다. 60·70대 이상은 의료서비스 외에도 악기, 사진, 취미활동 지출이 늘었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대한민국의 소비부진은 단순한 불황 때문이 아닌, 한국 사회 전체의 인구·소득·심리 등 변화로 나타나는 현상인 만큼 단기 부양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세대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활력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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