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내 국립예술단체 연습동에서 만난 독일 첼리스트 얀 포글러(60)는 2011년 독일 드레스덴 뮤직 페스티벌에서 가수 비와 협업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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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글러는 “K팝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을 때였다. 나의 첼로 연주에 맞춰 비가 함께 노래하는 무대였다”며 “기존 클래식 팬인 노년 세대와 비를 보러 온 16~18세 소녀들까지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같은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포글러는 20세에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수석 단원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악단 역사상 최연소 수석 단원이다. 1997년 미국으로 건너가 저명한 지휘자들과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솔리스트로서 입지를 다졌다. 2001년부터 모리츠부르크 페스티벌 예술감독, 2008년부터 드레스덴 뮤직 페스티벌 감독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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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저에게 중요한 것은 여러 장르와 직업의 사람과 만나 영감을 받는 것입니다. 콘서트를 얼마나 많이 하는지 그 횟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클래식 음악은 옛날 것만 반복하면 새로운 걸 찾을 수 없습니다. 클래식 음악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선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포글러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이하 국립심포니)가 오는 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선보이는 정기공연 ‘드보르자크, 교향곡 7번’의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다. 포글러의 한국 공연은 2016년 KBS교향악단과의 공연 이후 약 8년 만이며, 국립심포니와는 첫 협연이다. 그는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오케스트라와 작업하길 원한다”며 “이번 국립심포니와의 첫 연주에서도 새로움을 발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글러가 연주할 작품은 엘가의 첼로 협주곡이다. 엘가가 1차 세계대전 즈음에 작곡한 작품으로 전쟁이 앗아간 평화에 대한 탄식이 묻어 있다. 포글러는 “20세기에 발표된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19세기 제국 시절에 대한 영국의 회한이 스며든 작품”이라며 “영국적인 음악이지만 인류에 대한 보편적인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오케스트라와의 소통을 위해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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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다시 봤다는 포글러는 “지금 한국 문화는 전 세계 창의력의 원천과 같다”며 “특히 한국영화와 무언가 함께 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