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나무를 가로로 자르면 둥근 띠 모양의 무늬가 나타난다. 우리가 나이테(annual ring)로 부르는 이것을 통해 우리는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다. 주로 일 년에 하나씩만 나이테가 생기기 때문인데 나이테는 왜 생기는 걸까.
간단히 말하면 나이테는 계절이 반복되기 때문에 생긴다. 나무가 풀과 다른 점 중 하나는 형성층이 있어 부피생장을 한다는 것이다. 형성층에서 세포분열이 일어나는데 계절에 따라 세포분열의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나이테가 생긴다.
봄과 여름은 가을과 겨울에 비해 일조량이 길고 수분 확보도 쉬워 광합성을 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그 결과 세포분열이 활발해 부피생장도 빠르게 이뤄진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세포는 커지고 세포벽은 얇아진다. 봄과 여름에 자란 나무의 세포벽은 연한 색깔을 갖고 있다. 반면 가을과 겨울은 광합성에 안 좋은 환경이 돼 세포분열의 속도가 더뎌 세포가 작고 세포벽의 크기가 두꺼워진다. 봄여름과 달리 색깔은 진하다. 이처럼 연한 조직과 짙은 조직이 번갈아 가며 만들어지므로 동심원 모양의 나이테를 갖게 된다. 결국 밝고 면적이 넓은 동심원(춘재)과 어둡고 좁은 동심원(추재)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므로 어둡고 좁은 동심원의 개수만 세면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모든 나무가 나이테를 갖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처럼 4계절이 두드러지는 온대 기후 지역의 나무들은 주로 나이테가 뚜렷한 반면 계절의 변화가 뚜렷하지 않은 열대 지방에서는 나이테가 없는 나무들이 많다. 또 이상기온 현상이 발생할 경우엔 나이테가 일년에 2개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4군자 중 하나인 대나무는 나이테가 있을까. 대나무는 그 명칭에 ‘나무’가 들어가지만 실제로는 나무라고 보기엔 애매한 식물이다. 벼과 대나무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의 총칭인 대나무는 전형적인 나무와 달리 부피 생장을 하지 않고 풀과 같이 길이 생장만 한다. 이에 따라 나이테를 가질 수 없다.
*편집자주: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