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손톱으로 살짝 긁었는데 피부에 그림이 '피부표기증'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 겨울만 되면 피부를 긁을 경우 손톱 자국이 빨갛게 부풀어 올라 오랫동안 남아 있는 사람들이 많다.이를 ‘피부묘기증’이라고 한다.

두드러기의 일종인 ‘피부묘기증’은 손이나 손톱 등을 이용해 피부에 어느 정도 물리적인 힘을 가했을 때 그 부위가 수 분에서 수 시간 정도 빨갛게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피부에 글씨나 그림이 그려지는 묘기를 부린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피부묘기증은 전 인구의 5% 정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주로 10~20대의 젊은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생명에 지장을 주는 병은 아니지만 가려움증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두드러기나 아토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피부묘기증은 크게 단순 피부묘기증과 증상성 피부묘기증으로 나뉜다. 단순 피부묘기증은 정상인보다 힘을 덜 가해 누르거나 긁어도 피부가 붉게 부어오른다. 그러나 다른 증상은 없다.

이에 비해 증상성 피부묘기증은 단순 피부묘기증보다 힘을 덜 가해 누르거나 긁어도 빨갛게 부어오르고 가려움증이 생긴다. 한번 부어오르고 가렵기 시작하면 증상이 몇 분에서 몇 시간 정도 지속된다.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갑상선 질환, 당뇨, 감염, 스트레스, 임신, 폐경기, 약물 등에 의해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두드러기 환자들 중 20~50%가 피부묘기증 증상을 보이고, 피부묘기증 환자의 혈청을 일반인에게 주사했을 때 일시적으로 피부묘기증 증상이 나타나는 점 등을 볼 때 알레르기의 일종이 아닌가 추정되고 있다.

피부묘기증은 식습관이나 생활수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특정 음식물이나 약을 먹은 후 피부묘기증 증상을 보인다면, 원인이 되는 음식과 약물을 피해야 한다. 음주 역시 묘기증 악화에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이를 되도록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체내 온도 상승은 피부묘기증을 악화하므로 과도한 운동, 찜질도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긁어서 부어오른 부위가 가렵다고 해서 계속 긁으면 벗겨져 감염 위험이 높아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긁지 않고, 보습제를 꼼꼼히 발라 가려움을 해소하는 것이 좋다.

레깅스와 같이 피부를 압박하는 꽉 기는 옷차림이나 합성섬유의 옷 종류도 피부를 자극해 묘기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착용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직 피부묘기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으며, 피부묘기증으로 인해 가려움증이 심할 때 증상을 신속하게 가라앉혀주기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하는 정도다. 피부묘기증이 발생하는 빈도와 정도에 따라 투여 용량을 조절하거나 여러 가지 항히스타민제를 복합해 사용하기도 한다.

임이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