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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패 바꿔 달아봤자…코스닥社 5곳 중 4곳 주가 ‘뚝’

이명철 기자I 2017.01.12 06:50:00

지난해 66개사 상호 변경…M&A 등 이유 다양
실적 부진·악재에 80% 가량은 주가 되려 하락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스닥시장에서 사명 변경을 통해 ‘재도약’을 외치는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사업전략이 바뀌었거나 경영권 변동 등을 계기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문패만 바꿨을 뿐 실적이 부진하거나 주가 수익률은 부진한 곳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권 분쟁을 겪기도 하고 심지어 상장폐지 사례도 있어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코스닥 M&A 활발…상호 변경 급증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호를 바꾸고 새로 변경상장한 코스닥 상장사는 66개(스팩합병 통한 상호 변경 제외)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인 2015년 60개에 비하면 10% 늘어난 수준이다. 37개사가 상호 변경상장 한 2014년보다는 두배 가량 많다.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상호 변경이 주를 이뤘다. 코스닥시장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SK에 인수된 SK(034730)머리티얼즈(옛 OCI머티리얼즈)를 비롯해 SFA반도체(036540)(옛 STS반도체), 화이브라더스(204630)(옛 심엔터), 팬스타엔터프라이즈(옛 헤스본) 등도 새 주인을 맞으면서 이름을 바꿨다.

그룹 통일성 강화를 위한 재정비도 주요 원인이다. 대동과 탑금속은 서연그룹의 계열사 통일화와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각각 서연전자(012860), 서연탑메탈(019770)로 상호를 바꿨다 SCI평가정보(036120), 슈프리마에이치큐(094840), 원익홀딩스(030530), 휴온스글로벌(084110), 코디(080530) 등 회사 분할 또는 합병이 이뤄지면서 상호를 바꾼 경우도 있다. LIG그룹 계열이던 엘아이지인베니아는 종속회사를 흡수합병하고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상호를 인베니아(079950)로 교체했다.

사업 내용이 변경되면서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시도도 많다. 크레듀의 경우 삼성SDS의 교육콘텐츠 사업부문을 양수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멀티캠퍼스(067280)로 새출발했으며 보석·잡화 부문이 성장을 주도하면서 이미지 쇄신을 시도한 제이에스티나(026040)(옛 로만손)를 비롯해 바른테크놀로지(029480), 에코바이오(038870)홀딩스, ITX엠투엠(099520), 아이이(023430), 행남생활건강(008800) 등도 상호를 변경한 사례다.

◇비상 꿈꿨지만…주가는 오히려 추락

상호를 변경한 기업들은 해외시장 진출이나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한 글로벌기업 도약의 비전을 제시했지만 아직까지 실적이나 주가 차원에서 성과는 찾아보기 힘든 형편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상호를 바꾼 65개사(상장폐지 1곳 제외) 중 변경상장 공시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주가가 오른 기업은 13곳(감자 2곳 포함)에 그쳤다. 80% 가량인 52개사(감자·증자·분할 8곳 포함)는 사명을 바꾼 후 오히려 하락했다. 액면·인적 분할로 주가 변동이 있었던 와이제이엠게임즈(193250), 휴온스글로벌(084110)을 제외하면 에스마크(030270)(옛 가희)의 낙폭이 가장 컸다. 상호 변경 후 주가가 58%나 내렸다. 지난해 6월 최대주주가 바뀌고 자금조달과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133억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사업 다각화에 나선 에코바이오(038870)는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43억원)이 전년동기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케이티롤에서 이름을 바꾼 썬텍(122800)은 최규선 대표이사의 구속 등 오너 리스크가 번지면서 주가가 53%나 빠졌다. 중국 자본이 인수해 기대를 모았던 화이브라더스는 47% 하락했고 대기업 후광효과가 기대됐던 SK바이오랜드(052260), 멀티캠퍼스도 각각 30%, 27% 가량 내렸다. 경영권 변동 과정에서 잡음이 생기며 이미지가 되레 악화된 경우도 있다. 케이엔씨글로벌(068150)은 채권자의 파산신청 등 법적 분쟁이 불거졌고 이에 따라 현재 매매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와이오엠(066430)은 전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혐의에 영업정지 등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있다. 서울리거(043710)도 최대주주가 바뀐 후 이전 경영진의 회계 기준 위반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 적이 있다.

단순한 상호 변경 자체가 펀더멘탈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착시효과에 주의해야 한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때 불건전한 이슈가 터졌던 상장사들의 경우 아예 이름을 바꿔 ‘이미지 세탁’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며 “경영지표와 사업전략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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