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대선이 정치권의 좌편향적 노동정책을 이끌고 선심성 복지정책으로 사회적 비용을 기업에 전가하거나 기업 규제를 강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기업들은 한국노총의 민주통합당 참여 등 노동계의 정치활동 강화도 크게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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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발표한 '2012년 노사관계 전망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56.5%가 올해 노사관계는 전년보다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중 76.7%는 선거정국이 노사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조사는 2011년 12월 5일부터 14일까지 인사노무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302개사가 응답했다.
◇ 최대불안 요인은 정치권의 친노동계 행보
노사관계 최대 불안 요인으로 '정치권의 친 노동계 행보 증가'가 26.1%로 가장 높았으며, '노동계의 정치세력화 및 정치활동 강화'가 23.9%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한진중공업(097230), 유성기업(002920) 등에서 나타난 개별기업 노사관계에 대한 정치권 개입이 총선과 대선이 있는 올해 더 심해지고, 한국노총의 민주통합당 참여에 따른 노동계 출신 인사의 국회 진출 등을 우려하는 것.
경총 관계자는 "민주통합당에선 이번 총선에서 한국노총 출신 20명이 공천받는 걸로 돼 있어 국회에 진출해 노조전임자 급여지급(타임오프) 자율화 등 노조법 개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도 지난 연말 불법파견 즉시 직접고용 의무를 부과하는 파견법 개정안이나 하도급 체불임금 연대책임 한도를 직수급인에서 모든 수급자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주도해 통과시키는 등 친노동계 행보는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 최대불안 분야는 사내하도급과 비정규직
기업들은 올해 노사관계 불안은 사내하도급 및 비정규직과 자동차산업이 속해 있는 금속 부문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봤다.
노사관계 불안 분야를 묻는 질문에 답자의 40.6%가 '사내하도급과 비정규직'을 지적했고,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연중투쟁을 예고한 '금속부문'이 21.5%로 뒤를 이었다.
앞서 금속노조는 지난 달 14일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한국GM, 르노삼성 노조 등이 참여하는 '완성차 공동투쟁 준비회의' 등을 만들고, 1~2월 동안 비정규직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기업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노동정책(행정)도 ‘비정규직 종합대책(22.5%)’인 것으로 나타났고, ‘사내하도급 근로자 차별시정(16.2%)’, ‘장시간 근로관행 개선 등을 이유로 한 사업장 점검(14.8%)‘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노사관계 불안분야로 '경제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문제'를 지적한 비율도 9.4%나 돼 유례없는 경기 침체 속에서 구조조정을 걱정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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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단협 핵심이슈는 임금과 정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의 핵심 이슈로는 '임금인상' (40.9%)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경기침체의 우려가 큰 가운데 기업의 임금안정 필요성과 노동계 임금인상 요구간 대립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령화와 복지 요구에 따른 '고용안정 및 정년연장'(21.9%), '복리후생제도 확충'(21.9%)이 임단협의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경총 관계자는 "올해는 경영환경이 가뜩이나 불확실한데 노사관계마저 악화되면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자동차 업종 장시간 근로 개선이나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를 추진할 때 기업의 부담이 크게 늘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