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훅` 불면 볼륨이 커진다..신기한 리모컨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KT(030200)가 TV 조작이 어려운 전신 마비 장애인 등 중증 장애인들이 호흡만으로 TV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KT 중앙연구소는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팀과 공동으로 손발을 쓰지 못해 TV 채널이나 볼륨 조작을 자력으로 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을 위한 셋톱박스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별도의 장비구축이나 기존 장비 교체없이 IPTV 셋톱박스의 USB단자에 장애인용 구강 마우스 장치를 연결하면 된다. 마우스를 길게 불면 TV가 켜지고, 또 한번 불면 채널이 하나씩 상위채널로 이동한다. 반대로 마우스를 흡입하면 하위채널로 내려간다.

채널모드에서 불륨모드로 전환하려면 마우스를 2~3초 길게 들이마시면 되고, 이 상태에서 불면 소리가 커지고 흡입하면 작아진다.

KT는 이번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에 40여만명 이상의 중증 장애인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묵 교수는 "보조공학기기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로봇 같은 하이테크만 생각하는데 사용자의 필요성을 잘 알고자 노력한다면 간단한 아이디어로 많은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기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최두환 KT 종합기술원장은 "장애인들에게 양질의 교육기회를 제공해 장애인 기술인력 양성의 토대를 구축, 장애인들이 사회의 주체적인 인력으로 발돋움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KT는 향후 장애인 보조기구과 IPTV 셋톱박스를 무선으로 연결이 가능하도록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올 연말까지 중증 장애인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 23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시연식에서 KT 종합기술원장 최두환 사장(오른쪽)과 서울대 이상묵 교수(왼쪽)가 직접 시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