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보유세 부담 작년보다 줄 듯

조선일보 기자I 2008.04.30 09:33:47

일부지역 공시가 내려도 세금은 올라
강북 소형주택은 稅부담 소폭 증가

[조선일보 제공] 올해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은 전반적으로 작년에 비해 크게 늘지 않을 전망이다. 보유세 산정의 기초 기준이 되는 '주택 공시가격'의 상승폭(평균 2.4%)이 예년보다 크지 않기 때문. 하지만 일부 6억원 초과 주택의 경우, 작년보다 공시가격이 내려도 보유세 부담이 10% 정도 늘어난다. 정부가 올해 공시가격에 대해 적용하는 재산세 과표 적용률은 55%(작년 50%), 종부세 과표 적용률도 90%(작년 80%)로 높아지기 때문에, 가격이 변하지 않아도 세금은 늘어나는 것이다.

◆서울 강남권 공시가격 따라 차이

서울 강남권 공시가격은 대부분 작년에 비해 하락했다. 강남(-1.0%), 서초(-1.3%), 송파(-2.4%)구가 모두 떨어진 데 이어 양천구(-6.1%) 역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였다. 평촌(-5.0%), 분당(-7.3%) 같은 신도시는 물론 경기도 용인시(-6.3%)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의 전반적인 보유세 부담도 작년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가령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면적 84.5㎡의 경우 공시가격이 6.7% 하락(9억6000만원→8억9600만원)하면서, 보유세도 7%(523만원→487만원) 내린다.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 한양2차 101.9㎡는 작년엔 공시가격이 6억2800만원으로 종부세 과세 대상이었으나 올해는 5억6600만원으로 하락하면서 보유세 부담이 다소 줄어든다. 작년엔 176만원이었으나 올해는 156만원으로 줄어든다.

반면 6억원 초과 공동주택 가운데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 대비 비슷하거나 조금이라도 올랐다면 보유세 부담은 많이 늘어난다. 과표 적용률이 재산세(작년 50%→올해 55%), 종부세(작년 80%→올해 90%) 모두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동현아파트 84.9㎡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 대비 1% 정도 하락했지만 재산세 과표율 인상 영향을 받아 올해엔 작년(150만원) 대비 9.5% 오른 164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또 서울 송파구 풍납동 현대리버빌 전용면적 114.6㎡의 경우, 공시가격이 작년 5억9200만원에서 올해 6억3200만원으로 6.8%만 올랐지만 보유세 부담(종부세 포함)은 37.5%(작년 146만원→올해 201만원) 늘어난다.

◆강북권 부담은 소폭 증가 전망

반면 서울 강북권과 수도권 북부 지역은 작년 말부터 시작된 이 지역 집값 급등의 여파로 공시가격이 크게 올랐다.

서울 공시가격은 평균 2.9% 올랐지만, 강북(18.1%), 도봉(14.2%), 노원(13.8%), 은평(12.8%)구의 공시가격은 10% 이상 뛰었다. 수도권에서는 시흥(33.5%), 의정부(27.1%), 양주(22.1%), 동두천(18.3%) 등이 많이 올랐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보유세 부담이 이런 비율만큼 큰 폭으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이 지역 공동주택 가격은 대부분 정부의 재산세 부담 상한선 제도 적용을 크게 받는 6억원 미만이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전년 대비 5%,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10%의 재산세 부담 상한선을 정해두고 있다.

가령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12차 41㎡의 경우 공시지가는 8200만원에서 1억200만원으로 24.4%올랐지만 세 부담 상한선으로 인해 보유세는 7만5600원에서 7만9380원으로 5%만 오른다.

강북구 수유동 벽산 아파트 63.8㎡ 역시 공시가격이 19.4% 상승(9800만원→1억1700만원)했지만 보유세 부담은 10만4400원에서 10만9620원으로 5%만 늘었다.

◆6월 1일 보유자에게 세금부과

주택에 대한 공시가격은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산정의 기준이 된다. 이런 보유세는 6월 1일 현재 주택 보유자에게 부과된다. 재산세의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주택 보유자에게 7월 초와 9월 초 두 차례에 나누어 고지서를 발송한다. 6억원 넘는 고가 주택 소유자라면 12월 초에 종합부동산세도 내야 한다. 정부가 11월 말쯤 종부세 고지서를 각 주택 소유자에게 발송해 줄 예정이다. 앞으로 한두 달 사이에 집을 사고팔 사람이라면 이런 보유세 부과시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김종필 세무사는 "집을 사려고 하는 매수 희망자의 경우, 특별히 6월 1일 이후에 해당 아파트의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 매수시기를 늦추거나 6월 1일 이후에 잔금을 치르는 방식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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