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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웨는 경기 후 “결승선에 가까워질수록 힘이 넘쳤다”며 “지난 4개월간 집중 훈련이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마라톤 2시간 벽은 오랫동안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상징해왔다. 1908년 2시간55분대에서 출발한 세계기록은 꾸준히 앞당겨졌다. 하지만 2시간 이내 진입은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졌다. 적어도 20세기까지는 그랬다.
전환점은 21세기 들어 찾아왔다. 2014년 데니스 키메토(케냐)가 2시간02분57초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2시간2분대에 진입했다. 2018년 엘리우드 킵초게(케냐)가 2시간01분39초까지 단축하며 2시간 벽에 근접했다.
특히 킵초게는 인류 최초로 마라톤 2시간 이내 완주에 성공했다. 201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비공인 프로젝트 ‘INEOS 1:59 챌린지’에서 1시간59분40초를 기록한 것. 비록 이벤트 대회라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킵초게는 이 레이스에서 다른 경쟁자 없이 전문 페이스메이커의 도움을 받아 혼자 달렸다. 공식 경기에선 금지된 신발을 신었고, 주최측이 제공한 각종 도움을 받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서브 2’가 현실 가능한 목표임을 입증한 상징적 사건임엔 틀림없었다.
이후 기록 단축 경쟁은 과학의 영역으로 확장됐다. 고지대 훈련과 초고강도 주행 프로그램, 탄소섬유 플레이트를 적용한 초경량 마라톤화가 잇따라 개발됐다. 여기에 페이스 조절 전략 등 스포츠 과학도 총동원됐다. 일부 선수들은 주당 300㎞에 달하는 훈련을 소화하며 한계에 도전했다.
키프텀은 이러한 흐름의 정점에 있었던 선수였다. 그는 2023년 10월 시카고 마라톤에서 세계기록(2시간00분35초)을 세우며 ‘서브 2’의 가장 유력한 주자로 떠올랐다. 공식 마라톤 대회 최초로 2시간 1분 벽을 깼다. 하지만 그는 2024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 끝내 2시간 벽을 직접 깨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비보 속에서도 마라톤계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그 바통은 사웨에게 넘어갔다. 케냐 고지대에서 성장한 사웨는 최근 20차례 이상 도핑 검사를 자진해서 받으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에선 후반 가속 전략을 통해 기록을 완성했다. 특히 30㎞ 이후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역사적인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날 레이스는 기온 10도대의 선선한 날씨와 약한 바람 등 기록 달성에 유리한 조건 속에서 치러졌다. 2위 요미프 케젤차(에티오피아)도 1시간59분41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사웨에 이어 두 번째 ‘서브 2’ 달성자가 됐다.
마라톤 2시간 벽 붕괴는 기록 경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물리적 한계로 여겨졌던 영역이 인간의 노력으로 극복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전문가들은 인간 마라톤의 이론적 한계를 1시간57분대까지로 보고 있다. 이제 관심은 ‘2시간 돌파’가 아니라 ‘얼마나 더 단축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