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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 국제유가 4년 만에 최저치

이소현 기자I 2025.04.09 07:40:56

국제유가 연일 급락세…배럴당 1달러 이상 하락
WTI 60달러 아래로…골드만 "내년 말 51달러"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8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4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의 갈등이 원유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매도세를 이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의 빈 쿼터에 있는 아람코 유전의 일반 전경(사진=로이터)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6월 물은 배럴당 1.39달러(2.16%) 하락한 62.82달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물은 1.12달러(1.85%) 내린 59.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거래에서도 낙폭은 이어져 WTI는 한때 57.88달러까지 떨어졌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60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1년 4월 이후 4년 만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이후 경기침체 우려가 부상하면서 4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오전 12시 1분(미 동부시간 기준)부터 중국산 제품에 104%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이날 정오까지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34% 보복관세를 철회하지 않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로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데 따른 조치다.

중국 상무부는 이에 대해 “미국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면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세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졌고, 에너지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도 시장을 짓눌렀다.

스톤엑스의 알렉스 호즈 시장전략 담당은 “이번 상황은 세계 경기침체를 시사하는 시나리오”라며 “에너지 수요 감소에 대한 공포가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12월까지 브렌트유는 62달러, WTI는 58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1년 내에는 각각 55달러와 51달러까지 더 내려갈 가능성도 언급했다.

JP모건의 원자재 전략 총괄 나타샤 카네바는 “미국 정부는 배럴당 50달러 이하의 유가를 정책 목표로 삼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2014년 OPEC-셰일 전쟁 당시처럼 산업 혼란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과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직접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란 외무장관은 간접 협상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제재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압박했다.

한편, 미국 원유 재고는 감소했지만, 휘발유 재고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4일 주간 기준 원유 재고는 110만 배럴 감소, 경유 등 중간유분 재고도 180만 배럴 감소한 반면, 휘발유 재고는 21만 배럴 증가했다. 이는 시장의 석유 수요 전망과도 맞물려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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