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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잠룡, 잇딴 캠퍼스 행렬…'청년층 핀셋 공략'

박민 기자I 2025.03.27 06:00:00

조기 대선 행보 제동에 대학가 행렬
수도권·TK·PK 돌며 청년층 접점 확대
‘강연’ 통해 중도 확장과 정치적 유세

[이데일리 박민 기자] 최근 대학 캠퍼스를 향한 여권 잠룡들의 발길이 부쩍 늘고 있다. 조기 대선 향방이 걸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 대신 ‘강연 정치’를 차선책으로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 강연이라는 특성상 극성 보수층의 따가운 눈총은 피하면서 중도층과 무당층이 많은 청년층과의 접점은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대전에 있는 카이스트(KAIST)를 찾아 ‘안철수에게 대한민국 미래를 듣다’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과거 카이스트에서 교수로 재직한 바 있는 안 의원은 학생들과의 친밀한 유대감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페이스메이커 리더십’에 대해 설파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도 경북대에서 같은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안철수 의원실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도 당초 전날 카이스트에서 강연을 준비하려다 서울 강동구 싱크홀 수습 일정에 잠정 연기했다. 대신 오는 27일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주최로 열리는 릴레이 토크콘서트에는 예정대로 참석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9일 숭실대에서 열린 특강에서 “탄핵심판 선고 이후 정치권이 국민을 격앙되게 선동하거나 갈등을 격화하는 방향의 역할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치권은 어떤 결과든 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전국총학생회협의회 초청 특강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원외에서 뛰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은 봄철 신학기를 맞은 대학가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강연’에 주력하고 있는 잠룡으로 꼽힌다. 지난 12일 연세대 강연을 시작으로 영남대, 인천대, 서울대, 중앙대 등 대학가를 순회하며 적극적으로 ‘강연 정치’를 펼치고 있다. 특히 전날 중앙대 특강에서는 “경쟁력 있는 정치를 위해서 헌법 개정과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헌법 개정을 피력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인천 연수구 인천대학교에서 ‘민주를 넘어 공화로 : 헌법과 정치’라는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달 초 ‘국민이 먼저입니다’ 자서전을 출간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0일 부산에서 북 콘서트를 연데 이어 18일에는 경북대를 찾아 강연을 진행했다. 탄핵에 찬성했던 한 전 대표의 정치적 태도가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었다’며 반감을 갖는 이들도 상당했던 만큼 전통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 PK(부산·울산·경남)에서 보수층을 끌어안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8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경하홀에서 ‘개헌, 시대를 바꾸자’를 주제로 한 청년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여권 잠룡들이 앞다퉈 대학가를 찾는 이유는 사실상 조기대선 행보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정치적 유세’가 가능한 해방구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 진영 사이에서도 청년층을 끌어안는 ‘중도 확장’은 당면 과제로 보는 만큼 잠룡들의 캠퍼스 행렬을 반대할 명분도 마땅치 않아서다. 공교롭게도 안 의원과 오 시장, 유 전 의원, 한 전 대표 모두 윤 대통령 탄핵에 공개적인 찬성 입장을 밝힌 인물이다.

반면 탄핵에 공개 반대했던 잠룡들은 외부 일정은 자제하고 메시지도 조절하는 모습이다. 범여권 내 대선주자 1위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주 부처 관련 일정만 소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달 말 자신의 정치 철학과 비전을 담은 ‘꿈은 이루어진다’ 책을 지난 21일 출간하려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로 계획을 미룬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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