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반응은 엇갈렸다. 많은 네티즌들은 “지지한다”, “부럽다” 등 댓글을 달았지만 “경제와 생명을 바꾼 것”, “선진국을 따라가는 우둔한 선택”이라는 반대 의견도 많았다. 중국 본토는 지난 6월 말부터 입국 격리를 ‘7+3’로 완화했지만 국제 항공편이 끊기기 일쑤고, 많은 지방정부에서는 여전히 더 긴 기간의 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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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마스크를 벗으며 ‘엔데믹’(풍토병화)을 향해가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도 ‘제로코로나’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서 주요국 중 유일하게 마스크를 쓰고 있던 것도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등 중국 대표단뿐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5일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위해 우즈베키스탄에 방문했을때도 홀로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 방역 지침 때문에 중국 대표단이 만찬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에서는 다음 달 1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 이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는 당대회인만큼 방역성과를 위해 이전에는 방역을 완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중국은 당대회를 앞두고 더욱 방역 고삐를 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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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까지 유지될 수도…경제 충격 큰 대가
반면 일각에서는 중국이 내년 3월까지도 제로코로나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3연임을 하더라도 총리 등 정부 주요 인사는 내년 3월 초 열릴 예정인 제14기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 글로벌 금융기관도 정권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 내년 3월까지 제로코로나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은 제로코로나 성과를 앞세워 중국 공산당과 사회주의 체제의 우수성을 홍보해왔다. 다른 국가와 달리 제로코로나를 유지해 많은 생명을 지켰다는 논리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24일까지 중국 본토 내 누적 확진자수(무증상 감염자는 제외, 누적 감염자 미공개)는 24만9389명이고, 사망자는 5226명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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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성과는 내세울수 있을지 모르나 중국은 제로코로나로 경제 성장 둔화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 중국 경제가 침체된다면 중국 정부에는 더 큰 숙제가 될 수 있다. 중국은 올해 성장률 목표를 ‘5.5% 안팎’으로 내세웠는데 이미 3% 달성이 어렵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이다.
황옌중 미국외교협회(CFR) 세계보건 선임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서 “중국이 코로나19 와의 싸움에서 성공하기 위해 제로코로나를 시작했지만 2년 반이 지나 질병의 심각성이 크게 떨어졌는데도 근본적인 정책을 바꾸고 있지 않다”며 “이 접근법이 초래하는 2차 위기와 의도치 않았던 결과들은 점점 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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