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성폭력 가해교사 이름빼고 공개해야”..행정소송 2심 승소

김현아 기자I 2020.12.12 11:14:5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2019년 5월14일 ‘스쿨 미투 처리현황 공개를 위한 행정소송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사진=연합뉴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낸 스쿨미투 관련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의 소’ 항소심에서 어제(11일) 승소했다.

항소심에서 학교 성폭력 가해자 이름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을 결정한 것이다. 지난 3월 5일 1심에서 일부승소한 판결 이후 9개월 만이며, 2019년 5월 14일 행정소송을 제기한 지 19개월만이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입장자료를 내고 “학교성폭력 실상을 세상에 알려 변화를 이끌어 준 스쿨미투 당사자 학생들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조희연 교육감은 학생과 시민 앞에 즉시 사죄하고, 고등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상고를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2018년 전국적으로 스쿨 미투 바람이 불자 각종 SNS에 올라오는 제보글과 언론 보도를 모았고 문제 학교들을 감시했다. 그리고 2019년 3월, 제주를 제외한 16개 시·도교육청에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으나, 대전을 제외한 15개 교육청의 답변은 비공개였다.

같은 해 2월, 한국의 스쿨미투는 UN 아동권리위원회의 쟁점 질의 목록에 포함될 만큼 심각성이 국제사회에까지 알려졌으나, 지역사회는 학교성폭력 가해교사가 어떤 징계 및 처벌을 받았는지, 교단에 복귀했는지 최소한의 정보도 알 수 없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학생의 인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민의 알 권리마저 침해했다며 2019년 5월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의 소를 제기해 1심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서울시교육청은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고, 이번에 고등법원도 정치하는엄마들 손을 들어줬다.

소송대리인인 류하경 활동가는 “이번 사건 담당 공무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며 조희연 교육감에게도 면담 요청을 해서 재발방지 약속을 반드시 받아낼 것이다. 소송비용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정치하는엄마들 스쿨미투팀 이베로니카 활동가는 “조희연 교육감은 스쿨미투의 실상과 심각성을 인정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며 “학교성폭력 피해 학생들이 학교와 교육 당국을 믿지 못해 트위터를 통해 구조신호를 보내고, UN에 호소하는 것도 모자라 졸업생 신분으로 법정에 서고 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현실에서 반성은커녕 학교성폭력 가해교사 입장만 대변해 온 조희연 교육감은 상고를 포기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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