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연간 주행 2만km라면..정답은 프리우스 AWD

남현수 기자I 2020.05.16 13:00:00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토요타코리아가 지난 4월 출시한 하이브리드 사륜구동 모델인 프리우스 AWD를 시승했다. 프리우스는 1997년 세계 최초로 양산된 하이브리드 차다. 시승 차량은 지난해 출시한 4세대 부분변경 모델이다. 올해 AWD 트림이 추가됐다. 전기 모터 보조를 받아 네 바퀴를 굴리는 하이브리드가 기존 전륜구동 모델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짚어봤다.

2015년 출시한 4세대 프리우스는 지난해 부분변경을 거쳤다. 다소 과격했던 전면 디자인이 한결 온순해졌다. 상하로 뻗어 있던 헤드램프는 아래를 뚝 잘라 매끈하게 다듬었다. 안개등의 위치를 바꿔 새로운 인상을 자아낸다. 그릴은 전기차와 비슷하게 가로줄 형태다. 크기가 작다.

부분변경 모델인 만큼 측면 변화는 찾기 어렵다. 낮은 보닛과 낮은 벨트라인, 그리고 완만하게 떨어지는 후면 유리가 프리우스 만의 독특한 프로포션을 자랑한다. C필러를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로 마감해 마치 루프가 떠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헤드램프 디자인을 매만진 전면과 마찬가지로 후면 역시 테일램프 형상을 새롭게 했다. 세로로 길게 늘여진 램프를 가로로 꺾었다. 이전 디자인에 비해 폭이 좁아 보인다. 다만 테일램프 사이를 블랙 하이그로시 재질로 마감했다. 후면 유리가 길게 늘어져 트렁크까지 이어진 듯한 모양새다. 부분변경 프리우스는 이전 모델보다 확실히 차분해졌다. 잘 생긴 외양보다는 오로지 공기저항계수를 낮추는 데만 집중한 것 처럼 여겨진다. 프리우스 공기저항 계수는 0.24cd로 최상위 수준이다.

실내 변화는 더 적다. 버튼의 위치와 구성을 변경해 사용성을 높였다. 계기반이 운전석 앞 쪽이 아니라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다. 높이가 낮고 좌우로 길게 배치돼 운전자의 전방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한 센터 디스플레이는 터치감이 좋을 뿐 아니라 정보를 큼직하게 표시한다. 아쉬운 점은 내장 내비게이션이 없을 뿐더러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와 같은 최신 폰 커넥티비티도 지원하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은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한다.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깔면 스마트폰 미러링을 지원한다. 프리우스를 구매할 땐 꼭 영업사원에게 스마트폰 거치대를 요구해야겠다.

수동으로 리클라이닝과 슬라이딩을 지원하는 1열 시트는 요추 받침대가 빠져있다. 2단계로 조절되는 열선시트는 좋은 구성이다. 이외에 편의장비는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와 달리 미국차에나 있을 법한 CD플레이어와 전좌석 풀오토 윈도우를 장착한 게 프리우스 편의장비의 전부다.

예상외로 놀란 부분은 2열 공간이다. 프리우스 AWD의 휠베이스는 2700mm다. 최근 출시한 현대자동차 아반떼의 휠베이스(2720mm)와 큰 차이가 없지만 훨씬 더 넉넉하게 다가온다. 성인이 앉아도 공간의 아쉬움은 전혀 없다. 무릎과 머리 공간 모두 넉넉하다. 2열 아래에 위치한 배터리 때문에 시트 위치가 다소 높게 느껴진다. 트렁크는 실용적이다. 506L 공간은 소형 SUV에 버금간다. 60:40으로 폴딩되는 2열 시트를 접으면 부피가 큰 짐을 싣기 용이하다.

아쉬움이 남은 실내 소재와 편의장비는 시동을 거는 순간 말끔하게 해소된다. 프리우스 AWD에는 직렬4기통 1.8L 가솔린엔진과 전·후 바퀴에 각각 1개씩 위치한 전기모터, 그리고 오로지 발전을 담당하는 전기모터 1개가 조합된다. 엔진은 최고출력 98마력, 최대토크 14.5kg.m를 낸다. 앞·뒷바퀴에 위치한 두 개의 전기모터는 72마력의 출력과 16.6kg.m의 토크다. 시스템 총출력 122마력이다. 일반적인 주행 시 출력의 갈증은 느껴지지 않는다.

프리우스에 적용된 AWD 시스템은 일반적인 사륜구동 시스템과 다르다. 최고출력 7.1마력, 최대토크 5.6kg.m를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뒷바퀴 만을 굴린다. 시속 70km 이하 속도에서 필요에 따라 앞 40%, 뒤 60%로 나눠 동력을 배분한다. 지난해 출시한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나 렉서스 UX와 동일한 구성이다.

펀 드라이빙을 위한 사륜구동이라기 보단 발진에 힘을 보태거나 눈빗길 미끄러운 노면에서 차체에 안정감을 더하는 용도다. 계기반을 통해 작동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선 뒷바퀴가 구동 중인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프리우스 AWD에는 파워모드도 있다. 스포츠 모드와 비슷하다. 파워모드로 바꿔도 악셀 반응은 여전히 둔하다. 가속페달을 신경질적으로 밟아도 프리우스는 언제나 차분하게 가속한다. 연비를 위해서다. 가속성능에 비해 차체 안정감은 준수하다. 코너에서 날렵하게 돌아 나간다. 차의 머리 부분이 매끄럽게 코너를 탈출한다.

전체적으로 프리우스 AWD의 주행 질감은 부드럽다. 소형차를 타면 으레 느낄 수 있는 촐싹이는 승차감은 프리우스 AWD와는 거리가 멀다. 차분한 움직임으로 2열에 앉은 승객까지 폭 넓게 수용한다. 무엇보다 압권은 연비다. 복합연비는 20.9km/L다. 실주행에서도 공인연비와 비슷한 연료효율을 기록한다. 연비 주행에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손쉽게 리터당 25km 이상을 뽑아낼 수 있다. 다만, 앞바퀴만 굴리는 프리우스에 비해 75kg이나 무겁다. 복합연비(22.4km/L)가 소폭 뒤진다.

반자율주행 장비도 기본으로 탑재한다.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에는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PCS),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차선이탈 경고장치(LDA), 오토매틱 하이빔(AHB)으로 구성된다. 적극적으로 운전에 개입하는 최신 반자율 주행 시스템과는 거리가 멀다. 히는 길이나 장거리 주행에서 운전을 보조하는 수단이다.

프리우스 AWD는 콘셉이 확실하다. 편의장비나 실내 소재 퀄리티는 말 그대로 대중차 수준이지만 높은 연료 효율과 탄탄한 기본기가 돋보인다. 더불어 사륜구동이라는 점은 겨울이 5개월이나 되는 국내 소비자를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문제는 3693만원의 가격이다. 캠리 하이브리드 LE보다 단 59만원 저렴하다. 연간 주행거리가 1만km 정도로 연료 효율에 민감하지 않다면, 캠리 하이브리드를 두고 굳이 프리우스 AWD를 구매할까. 역으로 2만km를 넘어 3만km 쯤 된다면 정답은 프리우스 AWD다.

한 줄 평

장점 : AWD임에도 20.9km/L에 달하는 복합연비

단점 : 59만원만 더 지불하면 캠리 하이브리드를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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