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만 먹으면 머리카락이 빠진다...“성장기성 탈모” 주의"

이순용 기자I 2014.04.09 09:25:13

모주기 중 성장기에 모발 빠지는 성장기성 탈모, 약물복용이 주원인
항암제처럼 강한 독성 없는 비타민A 유도체, 식욕억제제 장기복용도 원인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라는 말처럼 제 때 할수록 더 좋은 결과를 낳는 것들이 있다. 건강도 마찬가지다. 제 때 예방하고, 제 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탈모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모발이 성장하고 탈락하는 모주기의 경우 성장기에는 모발이 활동하고, 퇴화기, 휴지기에는 성장을 잠시 멈추고, 자연탈모로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만약 퇴화기, 휴지기 관계 없이 성장기 단계에서 모발이 빠진다면 이는 성장기성 탈모일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성장기성 탈모는 말 그대로 모발이 한창 성장해야 하는 시기에 탈락하는 것이다. 보통 독성이 있는 항암제 투여나 방사선 치료 중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특정 부위의 모발만 빠지거나, 전체적으로 모발이 빠지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문제는 항암제처럼 독성이 강력한 약물이 아닌, 여드름 치료제나 다이어트를 위한 식욕억제제 등 일반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약물을 과도하게 복용할 때다. 이 때 역시 성장기성 탈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규호 모아름 모발이식센터 원장은 “약물 복용으로 인해 발생한 성장기성 탈모는 대부분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정상적인 모주기를 찾게 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성장기성 탈모를 방치할 경우 영구탈모로도 발전할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비타민A 유도체, 식욕억제제 등 약물 과다복용은 성장기성 탈모 유발

탈모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성장기(활동기), 퇴화기, 휴지기, 탈락기(자연탈모) 네 가지 단계를 거쳐 일정하게 모발이 성장하고 탈락하는 모주기가 있다. 이 중 성장기(활동기)는 모발을 만드는 모모세포가 활발하게 활동해 모발이 부쩍 자라나는 시기로 남성은 3~5년, 여성은 4~6년 정도의 성장기를 가진다. 성장기가 지나면 퇴화기와 휴지기를 거쳐 자연탈모가 진행되는데 만약 퇴화기, 휴지기를 거치지 않고 성장기에 모발이 탈락한다면 성장기성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성장기성 탈모의 가장 큰 이유는 약물복용이다. 항암제와 같은 강한 독성의 약물이 모발의 탈락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또한 여드름 치료제에 주로 쓰이는 비타민A 유도체 역시 과다복용 할 경우, 성장기성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독일 함부르크 대학이 2005년 발표한 ‘레티노이드에 의한 탈모의 발병원인 해부학적 분석’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A 유도체 중 하나인 레티노이드 성분이 체내에 과잉 축적되면 4~5년에 걸쳐 성장하는 성장기 모발을 급격하게 탈락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는 식욕억제제도 마찬가지다. 식욕억제제는 약물 자체의 성분보다 약물 복용으로 인한 식욕 억제로 무조건 음식물을 섭취하지 않다 보면 꼭 필요한 영양분까지 흡수가 되지 않아 성장기성 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모발의 성장에 관여도가 높은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모발을 지탱하는 모낭에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고, 끊어지면서 결국 탈락한다.

◇약물 중단해도 하루 100개 이상 빠지면 영구탈모로 확대될 수 있어

이러한 성장기성 탈모의 가장 큰 문제는 자가판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몇 년에 걸쳐 이루어지는 모주기를 한 번에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갑작스레 하루 100개 이상의 모발이 빠지는 등 평소보다 모발이 많이 빠진다면 병원을 찾아 모주기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모주기 검사는 두피 진단기를 이용해 약 1~2cm 정도의 두피 부의 모발을 깎아낸 후 깎아 낸 부위에 작은 점을 찍어 이를 기준점으로 모발의 성장속도, 분포, 밀도 등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의 탈모 진행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비타민A 유도체가 포함된 여드름 치료제나 식욕억제제 등의 약물복용으로 인한 성장기성 탈모는 약물복용을 중단하면 대부분 개선된다. 특히 약물을 복용할 때는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복용량과 복용방법들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A 유도체의 경우 18세 이상 성인의 1일 섭취 상한치(3000㎍=10000IU)를 넘기지 말아야 하며, 20주 이상의 장기복용도 피하는 것이 좋다. 식욕억제제 역시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복용해야 하며, 무조건 굶는 다이어트 보다는 식물성 단백질, 제철과일 등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모주기에 따라 휴지기에 빠지는 모발은 전체 모발의 30~40%를 넘지 않는 만큼 만약 하루 100개 이상의 모발이 지속적으로 빠진다면 탈모가 시작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특히 약물복용 중에 일시적으로 생긴 성장기성 탈모가 약물복용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된다면 이는 영구탈모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탈모 전문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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