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우리금융그룹은 이팔성 회장이 이날 오후 우리금융그룹의 회장직을 사임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팔성 회장은 “1967년 우리은행 신입행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해 지난 40여년간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에서 회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우리나라 처음으로 한 금융기관의 말단행원에서 시작해 그룹회장이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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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퇴임의사를 밝혔지만, 당장 회장직을 내려 두는 것은 아니다. 후임 인선을 위해서는 절차상 최소한 한달 이상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차기 회장을 선임하기 위해서는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가 구성돼 모집공고를 내야 한다”며 “추천이 확정되더라도 임시주총을 열어서 후임자를 확정하는 절차까지 포함하면 최소 40일 정도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추위는 예금보험공사 1명, 사외이사 3명, 외부전문가 3명 등 7명으로 구성되는데 현재 외부전문가는 인선돼 있지 않는 상태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은 일러도 5월말이나 돼야 선임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팔성 회장이 사퇴를 선언하면서 금융 사대천황의 시대는 사실상 끝이 났다. 지난해 초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전 회장이 김정태 회장에게 자리를 내준 것을 시작으로 지난 3월 강만수 KDB산은지주 회장이 사임했다. 이 회장까지 퇴임의사를 밝혀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남아 있는 상태. 하지만, 어 회장의 임기는 오는 7월이어서 자연스럽게 퇴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 정부는 출범 이후 금융 수장에 대한 교체 의사를 공공연히 밝혀 왔다. 특히 이 회장에 대해서는 신제윤 금융위장과 최수현 금감원장이 여러차례 사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은행 업무에 정통해 전문성은 갖췄지만, ’MB 인사‘로 꼽히는 만큼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한다고 여기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금융 사대천황 시대가 막을 내림에 따라 금융권의 관심은 향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KB금융지주 회장에 어떤 인물이 선임될 지로 모아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 내부출신 인사가 중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은행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를 중용해야 향후 민영화를 비롯해 금융권의 이슈가 되고 있는 메가뱅크 추진 과정에 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