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바깥유리창을 손끝으로 두드리자 가볍고 경쾌한 소리가 났다. 두께 27mm 중 0.3mm공간을 진공 처리해 열전도를 차단하는 특수창호시스템이 적용된 유리다. 지난 2일 찾은 경기도 수원 이의동의 ‘e편한세상 광교’ 관리동에는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 절감기술이 건물 곳곳에 숨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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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 주민운동시설 안에 들어서자 영상 5도를 밑도는 바깥기온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공기가 건물 안을 맴돌았다. 박성진 대림산업 건설기술팀 과장은 “전기나 가스 같은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아도 실내온도가 적정수준인 23~26도로 유지되는 게 이 건물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주민운동시설 뿐만 아니라 관리사무소, 주민공동시설 등 ‘e편한세상 광교’의 부속건물 4개동은 1년 내내 냉·난방비 지출이 ‘0원’인 에너지 자립형 건물로 지어졌다. 단열기술과 지열 등을 활용해 건물의 열손실을 일반 건축물보다 80% 줄이고 나머지 20%는 신재생에너지로 보충하는 이른바 ‘제로에너지’ 시스템의 성과다.
진공창호와 함께 부속동에 적용된 두 가지 핵심기술은 건물외부단열과 폐열환기시스템이다. 건물 내부에만 단열재를 사용하는 일반 건물과 달리 건물 외벽에도 독일제 신소재인 네오폴을 10cm 두께로 부착해 단열효과를 종전보다 3배가량 높였다. 여기에 환기과정에서의 열 유출을 78%까지 줄여주는 환기용 덕트를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최종적으로 일반건물의 10분의 2 수준까지 열 손실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e편한세상 광교’는 에너지 절감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시스템까지 한 건물에 함께 도입해 타 건설사 친환경단지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아파트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판 4개가 대당 하루 평균 350kw의 전력을 생산해 자체 에너지로 쓴다. 이렇게 절감한 비용은 연간 2400만원 가량으로 가구당 1만2000원 정도의 부담을 덜게 된다.
배상환 대림산업 스마트에코팀 박사는 “아직까진 일반 건축물보다 건축비가 30~40% 비싸기 때문에 주민공동시설에만 새 기술을 시범도입하게 됐다”라며 “분양가 부담 없이 전체 아파트 실내에까지 에너지 저감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방법을 찾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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