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승관기자] 의료 기술의 발달과 보장을 강화한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암 보험 판매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 4월부터 올 2월까지 20개 생보사(푸르덴셜생명·SH&C생명 제외)의 암 보험 신계약건수는 90만7146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2004.4~2005.2) 92만4987건보다 1.92%감소했다.
전체 수입보험료도 전년 동기대비 6.42%(1437억원)줄어든 2조931억원을 기록했다.
생보사 `빅3`의 암 보험 계약건수와 수입보험료를 살펴보면, 우선 삼성생명이 2만7276건의 계약 건수에 4859억원의 수입보험료를 나타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2.5%와 17.7% 감소한 것이다.
대한생명은 1만256건에 341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4%, 20.3% 줄었다. 교보생명은 402건에 367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93.1%와 15.6%감소했다.
계약건수별로 보면 ING생명과 뉴욕생명, 하나생명, 녹십자생명이 2년 연속 단 한 건의 암 보험 계약체결도 없었다. 지난 회계연도에 암 보험 계약체결건수가 2793건이었던 알리안츠생명은 이번 회계연도에 한 건의 계약체결도 이뤄지지 않았다.
수입보험료에서는 ING생명이 6억1800만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42.5% 급감했다. 그 다음으로는 녹십자생명(-18.5%), 동양생명(-17.0%)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하나생명은 35억84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79.9% 폭증했다. <표 참조>
이처럼 생보사들의 암 보험 판매실적이 줄어든 것은 의료 기술의 발달로 조기 암 진단이 증가하면서 암 보험금 지급이 급증하자, 보험사들이 암보험 판매에 소극적이거나 아예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별도의 암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질병보험이나 CI보험 등에 가입할 경우 기본적인 암 보장이 잘 돼있는 점도 계약체결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최근 몇년 사이에 암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위험률차 손익이 악화되고 있다"며 "다양한 질병을 보장하는 CI(치명적 질병)보험이 인기를 끌면서 암을 주 보장하는 보험의 판매를 줄이고 대신 특약 형태로 암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암 정복 10개년 계획 마련으로 보험사들의 암 보험 판매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암 보험의 상품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정부가 암 정복 10개년 계획을 마련하면서 정부 차원의 암 보장 혜택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품 구조를 진단급부 중심에서 검진이나 생계비, 간병비 지급 등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