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욱기자] 5년전에 비해 우리나라 취업자들의 수면, 식사, 건강관리와 같은 `필수생활시간`이 20분, 스포츠와 레저 등 여가생활시간이 16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이나 학습, 이동, 가사노동 등 `의무생활시간`은 36분 감소했다. 주5일 근무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점진적으로 의무생활시간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 한국여성개발원이 27일 공동주최한 `2004 생활시간조사` 분석 세미나에서 박재환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가 발표한 `취업자의 생활시간 연구`에 따르면 취업자들의 의무생활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필수생활시간과 여가생활시간 등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4년 현재 취업자의 하루 24시간은 개인유지 시간이 10시간24분, 일하는 시간이 5시간58분, 학습활동시간이 4분, 가정관리시간이 1시간6분, 가족을 보살피는 시간이 16분, 참여 및 봉사활동 시간이 2분, 교제 및 여가활동시간이 4시간7분, 각종 이동시간이 1시간52분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99년에 비해 수면, 식사, 개인관리, 건강관리와 같은 필수생활시간은 20분이 증가했고 일이나 학습, 이동, 가사노동 등의 의무생활시간은 36분 감소했다. 반면 스포츠와 레저활동, 교제활동 등의 여가생활시간은 16분 증가했다.
성별로는 필수생활시간의 경우 남성이 10시간26분으로 여성의 10시간22분보다 길었다. 수면시간도 남성이 7시간41분으로 여성의 7시간 35분에 비해 6분을 더 사용하고 있었다.
의무생활시간은 남성이 30분 감소했고 여성은 47분 줄었다. 이는 노동시간이 줄어든 영향으로 남성은 6시간 24분을, 여성은 5시간 23분을 노동에 사용했다. 반면 가사노동시간은 여성이 2시간33분으로 남성의 31분에 비해 5배 가량 많았다.
여가생활시간은 남성이 4시간27분으로 여성의 3시간34분보다 길었지만 여성의 증가분이 21분으로 남성 증가분 8분에 비해 컸다. 특히 미디어 이용시간은 남성이 5년전에 비해 1분이 줄어든 반면 여성은 4분이 늘어나며 대조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필수생활시간이 가장 긴 연령층은 10대로 10시간37분을 사용했다. 10대들은 하루의 3분의1인 8시간을 수면에 사용했다. 의무생활시간이 가장 긴 연령층은 30대로 9시간1분이었으며 40대도 9시간29분을 사용했다. 노동시간도 이들 연령층이 가장 길었다.
여가생활시간이 가장 긴 연령층은 60대로 4시간58분을 사용했다. 여가생활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한 미디어이용에서 30대이하 연령층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 반면 40대이상에서는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박재환 교수는 "취업자들의 생활시간 분배는 대체로 노동시간 감소라는 추세와 상대적으로 늘어난 개인유지 및 여가시간의 확대로 특징을 잡을 수 있다"며 "특히 주5일 근무제와 직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취업자들의 생활이 급속하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5일제 확산으로 인해 줄어드는 노동시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근무시간제 등의 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며 "TV시청과 인터넷 등 소극적 여가활동보다 봉사활동이나 전문기술 획득, 외국어 학습 등 자기계발적 여가로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