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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도 예상치 못한 광풍에 제법 놀랐는지 ‘진정한 2025년 음악 현상’이란 거창한 타이틀을 동원했고 ‘음악산업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라는 주제의 긴급 대담 특집을 마련하기도 했다. 결론은 버추얼, 팬덤, 공포와 퇴마 미학, 영상 스펙트럼 등 시대의 취향에 스타일을 잘 맞췄다는 것,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웰메이드 사운드트랙 즉 음악으로 정리했다.
빌보드 싱글 최상위권으로 치솟은 곡 ‘골든’(Golden)을 비롯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수록곡 7곡이 히트 기준인 톱 40위 권을 점하고 있는 것은 전대미문의 대성공이다. 특히 K팝을 선호하지 않던 층도 음악에 밀착되는 기분을 느끼면서 청각의 성질이 바뀌는 체험을 토로하는 것을 듣는 일은 행복하다. 사자 보이스의 ‘소다 팝’(Soda Pop)이든, 헌트릭스의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이든 K의 팔레트에 펼쳐낸 개성적 색칠은 압권이다.
물론 마냥 즐거움에 도취돼선 안 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최근 이 얘기를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K팝의 종주국인 우리나라가 주도한 성공이 아닌 해외자본과 플랫폼의 승리라는 것이다. 작품은 명백히 소니픽쳐스의 것이고 미국 소유다. 우리 것을, 그 결실을 우리가 누리지 못하고 K팝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렸다는 긍정에만 치중하는 것은 사실상의 위안에 그친다는 점에서 차분히 점검해 보라는 반론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 성공을 강조하는 측이나 우려하는 측이나 표면적 내용보다 그 주장의 토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어떤 주장이든 음악예술의 본질에 접근하기보다는 음악산업의 논리에 매몰돼 있는 것 아니냐는 사실이다. 오로지 성공과 자본이다. “K팝이 이렇게 세계 시장에서 다수 대중을 사로잡았다”는 긍정론이나 “우리에게 와야 할 돈을 미국이 가졌다”는 회의론이나 사고의 중심은 예술 본래의 감동과 동행에 있지 않다.
많은 사람(실은 팬덤)이 반응하고 즉각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성공한 예술이다. 하지만 때로는 실패한 것도 역사에 남는 게 바로 예술이다. 딱 봐서 바로 풀이되는 모든 예술품은 순전히 저널리즘적이라는 의견에 공감한다. 또 관객에 대한 사랑 없이 진정한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맞다. 엄청난 센세이션의 대중적 호응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겠지만 예술의 경우 제1의 규범인 ‘예술성’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격언이 시사하는 것은 오래 기억되는 것에 호소하는 것이 예술이라는 점이다. 음악을 만들면서 단기간에 소비되는 것, 당장의 흐름과 유행에 봉사하는 것, 성공과 소득 좌표만을 바라는 것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를 예술가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문화적 환경이 예사롭지 않고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진 것도 사실이지만 길고 오래 들을 음악을 만드는 예술적 기본이 작동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K팝도 예술적 실천이라 할 수 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백남준의 역설인 “예술은 짧고 인생은 길다”가 통할 것 같은 게 요즘이다. 우린 그렇게 배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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