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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 말까” 고객 고민까지 읽는 AI…매장 속 ‘숨은 눈’[AI침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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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I 2025.07.26 07:05:00

AI스타트업 메이아이의 매장 분석 솔루션 ‘매쉬’
머문 시간·위치 실시간 파악…쇼핑 동선도 분석
옷차림·골격 등으로 식별, 개인정보 침해 우려↓
매출 데이터와 연계…솔루션 제공해 구매 전환율 높여

챗GPT, 딥시크 대란에 다들 놀라셨나요? 이처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기술 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주변에는 수많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침투해 있습니다. 음식도 AI가 만들고 몸 건강도 AI가 측정하는 시대입니다. ‘AI침투보고서’는 예상치 못한 곳에 들어와 있는 AI 스타트업 기술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주>
(이미지=챗GPT)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오랜만에 쇼핑이나 해볼까. 날도 더운데 시원한 백화점으로 향한다. 시선을 사로잡는 신상 가방에 홀린 듯 매장 안으로 발길을 옮긴다. 가격표에 적혀 있는 숫자를 보니 겉보기보다 약간 비싼 가격. 이번 한 달 조금 가난하게 식사하고 가방을 살까 고민에 빠진다. 그렇게 가방 앞을 서성이던 한 고객은 조금 더 가성비 좋은 가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돌린다.

고객의 움직임만 보고 고민을 딱 알아채는 AI가 있다. 바로 AI 스타트업 메이아이의 매장 분석 솔루션 ‘매쉬’다.

매쉬는 고객이 매장 안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특정 공간 혹은 매대에 언제 얼마나 멈춰 있었는지 분석한 후 고객 동선까지도 파악한다. 가격 때문에 고민하는 고객이 많다고 판단되면 할인 행사를 추천하는 등 설루션을 주는 것이 매쉬의 특징이다. 마치 ‘조금만 더 저렴했으면 좋겠다’는 내 마음을 읽은 듯 며칠 후 가방이 할인 행사를 한다면 매쉬의 조언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옷차림, 패션, 골격 등으로 사람 구분…기둥 뒤에 가려도 추적 가능

매쉬는 폐쇄회로(CC)TV 속 사람의 전신 이미지를 보고 정보를 추출한다. 머리 스타일, 옷차림, 골격, 기타 소지품 등을 바탕으로 복합적인 판단을 거쳐 성별과 연령대 등을 추정하는 식이다. 사람 얼굴 정보를 저장하지 않고 특징 정보들로 사람을 기억하기 때문에 개인정보 침해 우려는 없다. 매장 빅데이터로 참고할만한 주요 정보만 남기는 셈이다.

특징 정보들로 매장 안 사람들을 구분한 덕에 이들의 동선도 구성할 수 있다. 매장 안 여러 개의 구역을 임의의 선으로 나눠놓고 해당 범위 안에 얼마나 머물러 있는지, 어디를 먼저 들르는 경향이 있는지 분석하기도 한다. 면 티셔츠를 구매한 고객은 꼭 바지 판매대에 들른다는 등의 경향이 나올 수도 있다. 밸런타인 데이에 초콜릿 판매대에 머무는 남성이 많다는 정보가 생성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매쉬는 매장 안쪽까지 들어오는 고객이 얼마나 많은지, 계산대 바로 앞 물건을 구매하는 비율은 얼마나 높은지, 남성의 구매 비율이 높은 제품은 무엇인지 등등 다양한 인사이트도 추출한다. 상품별 세부 관심도도 알아낸다.

특정 고객이 여러 대의 CCTV 화면에 동시에 잡힐 수도 있다. 매쉬는 여러 대의 화면에 잡힌 인물이 동인 인물인지도 구분한다. 각 인물의 특징 정보가 개인정보 없이도 단 한 사람만을 나타낼 수 있도록 잘 추출됐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잠시 CCTV 사각지대로 빠지거나 다른 사람 혹은 기둥 뒤에 가려져도 매쉬는 끝까지 해당 인물을 추적한다.

매출데이터와도 연계…상권 분석까지 한 큐에

매쉬가 모은 매장 데이터는 매출 데이터와 결합할 때 더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매쉬가 파악한 구경부터 구매까지의 여정을 바탕으로 어떤 물건이 어떤 위치에 배치돼 있을 때 관심을 더 많이 받고 매출이 높아지는지 심층 분석을 하는 식이다.

각 매장의 데이터를 합치면 전체 상권 분석도 가능하다. 고객들의 동선을 파악해 동시방문율이 높은 매장끼리는 협업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도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각 매장은 매장 유입률을 높이고, 고객들은 더 좋은 혜택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간편하게 도입할 수 있다는 것도 매쉬의 장점이다. 데이터 보안시스템을 적용한 소프트웨어(SW)로 기존 CCTV 영상을 해석하는 원리다. 이미 매장에 CCTV가 설치돼 있다면 그 외에 특별한 장비는 필요 없다.

그간 CGV, 스파오 등 다양한 기업이 매쉬를 활용했다. 영화 관객들의 광고 시청 성향을 파악해 영화 전 광고 시청률을 16% 끌어올리기도 했다.

자꾸 광고에 눈이 간다면, 지갑을 더 많이 꺼내게 된다면, 어느새 내 일상에 매쉬가 침투했을지도 모른다.

메이아이의 매장 분석 AI 솔루션 ‘매쉬’.(사진=메이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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