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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이르면 이달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지난달 열린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에서 “조만간 주관사 선정 등을 통해 준비에 돌입할 것”이라며 “아직 해외 상장, 국내 상장 여부는 확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증권가와 패션업계에선 기업가치 등을 고려해 국내 상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앞서 무신사는 2023년 시리즈C 단계 투자 유치 과정에서 3조 5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올해는 이를 훌쩍 웃도는 5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세인 무신사의 실적 기반에 향후 글로벌, 오프라인 등 성장 잠재력을 감안한 전망이다. 투자업계(IB) 일각에선 “무신사가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분류될 가능성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신사는 지난해 연간 매출 1조 2427억원, 영업이익 10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대비 25%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글로벌 패션업계 전반의 침체 속에서 거둔 성과다. 지난해 3월 창업자인 조만호 대표가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주요 지표들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무신사는 K패션의 올리브영(뷰티 플랫폼)이자 실리콘투(257720)(뷰티 유통사)로서 전통 채널과는 차별화된 성장세를 이어가며 선전 중”이라며 “글로벌 스토어와 오프라인 등에서 해외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레거시 유통·패션 업체들과 차별화된 실적을 보여줄 공산이 크다고 전망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무신사가 외형 성장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회사들의 적자가 본사 수익성을 위축시키고 있는 건 우려되는 부분이다. 올 1분기 기준 무신사 자회사 15곳 중 12곳이 적자이며, 전체 매출 중 자회사 기여도는 10% 남짓에 불과하다. 이에 무신사는 적자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는 등 경영효율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무신사가 단순 유통업체가 아닌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것도 과제다. 벤처캐피털(VC)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투자시장에서 대형 플랫폼 기업으로 분류되면 밸류에이션이 커진다”면서 “미래 성장성이 제한된 유통기업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으로의 비전과 지향점을 적극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IPO 성공을 위해선 이번 글로벌 진출의 초기 성과는 물론이고 K패션 생태계 유지, 자체 경영효율화 등 3박자가 다 맞춰져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당장 박 대표는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올 하반기 처음 진출하는 중국 시장의 성과가 그 첫 지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