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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통계기관 유로스타트는 오는 30일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잠정치를 발표한다. ING는 전년 동월 대비 CPI 상승률이 10월 2.9%에서 이달 2.7%로, 같은 기간 신선식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4.2%에서 4.0%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예상이 맞는다면 ECB의 물가 관리 목표(연간 2.0%)에 한층 더 가까워지는 셈이다.
다음날엔 기업 구매관리자의 체감 경기를 수치화한 유로존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발표된다. 유로존의 제조업 PMI는 지난해 6월 이후 줄곧 기준선인 50을 밑돌고 있다. 경기 위축 국면에서 좀처럼 못 벗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지표가 중요한 건 최근 시장에서 ECB가 이르면 내년 4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지난해만 해도 10%를 넘던 인플레이션 기대가 꺾였다는 게 이 같은 기대를 키우고 있다. 불안한 유로존 역내 경제도 긴축 종료론에 힘을 싣고 있다. EU는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을 0.8%에서 0.6%로 하향했다. 지난 5월만 해도 1.1% 성장을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성장률 전망치가 거의 반 토막 난 셈이다. 여기에 역내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이 ‘예산안 위헌’ 사태로 몸살을 앓는 등 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런 상황에서 CPI 상승률이 낮아지거나 PMI가 지지부진하게 나온다면 긴축 종료론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올 9월까지 10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ECB는 지난달엔 연(年) 4.5% 수준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ECB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파)로 분류되는 매디스 뮐러 집행위원(에스토니아 중앙은행장)은 에스토니아 일간지 사칼라와 한 인터뷰에서 “아마도 금리를 더 올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다음 결정은 유로존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둔화하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다만 ECB 수장인 크리스틴 라가드르 총재는 긴축 종료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주 독일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지금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할 때가 아니다”며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면 다시 (긴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