證CEO 중징계 예고…`라임 사태` 금감원 2번째 제재심 열어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금융감독원이 1조 60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진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등에 대한 두 번째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을 5일 연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릴 제재심에선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 KB증권 등 3곳에 대한 제재안을 다시 상정해 심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열렸던 첫 제재심에서는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 등에 대한 검사결과 조치안 심의를 시작하며 8시간 이상 진행됐다. 그러나 KB증권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고 구체적인 결론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이데일리DB)

이번 제재심의 핵심 쟁점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한 데 책임을 물어 최고경영자(CEO)까지 제재할 수 있는지 여부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근거해 라임의 사기 행각에 연루된 증권사들의 내부통제 최고책임자인 CEO들이 중징계는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증권사들은 해당 법 조항을 근거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한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 펀드의 부실을 사전에 알고도 계속 판매했거나 판매 과정에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 증권사 3곳의 전·현직 CEO에게 중징계를 포함한 사전 통보서를 보냈다. ‘직무정지’(상당) 등 중징계를 사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진 CEO들은 김형진·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와 박정림 KB증권 대표,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등이다.

제재 수위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 △직무 정지 △해임 권고 등 5단계로 나뉜다. 문책 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해당 CEO는 연임이 제한되고 3~5년 간 금융권에 취업도 할 수 없다.

금감원은 첫 제재심에서 충분한 진술 기회를 갖지 못한 제재 대상자들에게 이날 추가로 발언권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오는 10일엔 이들 진술 등을 토대로 양정기준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전망이다.

한편 자본시장법상 제재심의 절차는 ‘금감원 제재심→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 금융위원회’에 3단계를 거친다. 금감원 제재심을 마치더라도 증선위, 금융위 등을 모두 마쳐야 제재가 확정돼 실제 결과는 연말께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