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화’를 무기로 내세웠던 대형항공사(FSC)는 저비용항공사(LCC)와 치열한 경쟁에 기존 제공하던 서비스를 없애거나 선호 서비스의 가격을 높이고 있다.
‘실용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저비용항공사(LCC)는 FSC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강화한 서비스를 선보이거나 무료로 제공했던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고 있다.
고객 경험 강화, 서비스 질 확대, 승무원 업무환경 개선 등으로 대의를 형성했지만,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항공권 발매만으로 이익을 내기가 어려워지자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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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003490)은 신청일 기준으로 7월1일부터 특별 기내식인 기념 케이크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한항공 충성고객이라면 쏠쏠하게 이용했던 특별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이코노미, 비즈니스 등 좌석 구분 없이 인천 출발 항공편 중 2시간 이상 비행하는 노선을 이용하는 고객이 사전에 신청하면 가능했다. 고객 감동 서비스차원에서 실시했지만, 객실 승무원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서비스라서 폐지했다는 게 대한항공 측 설명이다.
특히 경영난에 처해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아시아나항공(020560)은 고강도 서비스 구조조정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7월부터 비상구 좌석도 사전에 판매하기로 했다. 2016년부터 앞줄 좌석을 추가금액(단거리 3만원, 중거리 5만원, 장거리 15만원)을 받고 배정해주는 ‘선호좌석 사전예매 서비스’를 시행했는데, 7월1일 출발 편부터는 비상구석도 사전 배정이 가능한 이코노미클래스 선호 좌석에 포함하기로 한 것. 또 선호 시간대와 일반 시간대 출발에 다른 운임을 적용하는 등 서비스별 가격표로 새로 붙였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은 24년 만에 기내에서 담배 판매도 재개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91년 국내 최초로 모든 사업장을 금연 구역으로 지정했던 ‘금연 기업’ 상징성을 포기하고 수익성 개선을 택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제휴 마일리지 적립 기준 금액도 높였다. 7월 1일부터 이마트 제휴 마일리지 적립 요율(10만원 이상 구매 시)을 구매액 1500원당 1마일리지에서 구매액 3000원당 1마일리지 적립으로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FSC의 상징이자 ‘자존심’으로 여겨졌던 일등석도 사라지는 추세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9월부터 모든 여객기에서,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국제선 27개 노선에서 일등석을 없앤다. 이용객이 20%에 그치는 일등석 대신에 수요가 높은 비즈니스석을 배치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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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맏형격인 제주항공(089590)은 유료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나섰다. 우선 기존 항공권보다 20% 이상 비싼 ‘뉴 클래스’ 좌석을 운영한다. 기존 좌석보다 앞뒤 좌우 간격이 넓은 좌석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 서비스’로 이름 붙여 부산∼싱가포르 노선을 필두로 도쿄(나리타), 후쿠오카, 타이베이, 다낭 등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또 LCC 최초로 인천국제공항에서 ‘JJ 라운지’ 운영도 시작했다. JJ라운지 이용에 성인은 2만5000원, 어린이는 1만5000원으로 부가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에어부산(298690)은 지난 4월부터 무료 기내식 제공을 중단하고 10종으로 확대해 유상으로 판매한다. 앞서 에어부산은 지난해부터 수하물 추가 비용, 좌석 사전 배정, 기내식, 라운지 이용 등 각종 부대 서비스를 차례로 유료화했다. 지난달부터는 유료화한 각종 부대 서비스를 한데 묶어 판매하는 ‘번들 서비스’도 선보였다. 또 에어부산은 지난해 9월부터 LCC 최초로 처음 김해공항에 전용라운지를 운영한다.
진에어(272450)는 수하물 무게 기준을 강화했다. 지난 1일부터 기내 수하물 허용 중량을 기존 12㎏에서 10㎏으로 줄였다. 다음 달 26일부터는 인천·부산~괌 노선에서 무료 위탁수하물 개수를 변경한다. 현재 23㎏ 이내의 수하물 2개까지 무료로 위탁할 수 있는데 1개로 줄이기로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후하게 제공했던 서비스를 줄이면서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FSC는 많았던 서비스를 줄이고 LCC는 FSC 고객까지 흡수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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