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삼성증권은 12일 현대차(005380)에 대해 하반기 실적부진과 배당축소가 불가피하다면서 사업재편을 통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 17만5000원을 유지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사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지난 주말 S&P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며 “올해 상반기말 기준 현대캐피탈 차입금은 54조원으로 신용등급 1단계 하향 시 약 1000억원 수준의 이자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기아차의 FCF(잉여현금흐름)관리를 위한 생산축소와 재고감소 추진이 예상되고 이로 인한 하반기 실적부진이 불가피하다”면서 “배당축소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파트너사와의 갈등으로 중국사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판매부진 심화, 부품사 납품 거부에 이어 파트너 회사와의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중국 파트너사는 현대차그룹의 밸류체인으로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 부품사의 높은 수익성이 장기간 유지됐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며 “급격한 단가인하보다는 중국 파트너 사와 부품사JV 설립이 더 합리적인 해결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반진출 부품사의 약한 재무여력으로 협상 장기화는 어려울 것”이라며 “가장 큰 시장에서 파트너사의 압력으로 그룹 사업구조의 재편이 시작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 2012년 이후 시장수요 트렌드와 제품라인업의 불일치로 현대차그룹의 실적하향 싸이클이 시작됐지만 이제 신차출시만으로 싸이클을 되돌리기 어려워졌다”며 “정부, 중국파트너, 신용평가사, 주식시장 등 주요 이해 관계자들은 현대차그룹의 사업재편을 통한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패러다임 변화시기에 그룹사간 의존도 높은 사업구조가 각 사의 체질개선과 실적회복을 늦추고 있다”며 “지주사 전환을 통한 독자 생존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 연구원은 “사업구조 재편이 필요한 것은 산업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고 이를 주도하고 있는 주체는 중국 시장으로 기존 사업구조로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며 “그룹 사업재편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현대차로 결정이 지연될 수록 한국자동차 산업 전반의 침체는 깊어질 전망”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