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5개국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7월 5만609대를 판매했다. 전년보다 8.5% 늘었다. 시장점유율도 5.5%에서 6.1%로 0.6%포인트 올랐다. 이들 5개국은 유럽 자동차 수요의 75%를 차지한다.
현대차(005380)는 전년보다 4.8% 늘어난 2만6360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기아차(000270)도 전년보다 12.5% 늘어난 2만4249대를 판매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독일에서 1만4483대(각각 9209대, 5274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중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만이다.
같은 기간 전체 시장은 급격히 침체했다. 이들 유럽 5개국 전체 자동차 판매는 83만4566대로 전년 7월(85만1791대)보다 2.0% 줄었다. 올 상반기 10% 남짓의 고공성장을 이어온 것과 대조적이다.
독일(27만8866대), 프랑스(13만2990대)가 각각 3.9%, 9.6% 줄며 가장 부진했다. 영국(17만8523대)과 이탈리아(13만6275대), 스페인(10만7912대)은 전년보다 늘기는 했지만, 소폭(각각 0.1%, 2.9%, 4.2%)에 그쳤다.
업계는 브렉시트에 따른 우려가 현실화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국은 앞선 6월24일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 탈퇴를 사실상 확정하며 유럽 전체의 경기 침체 우려를 낳은 바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오토모티브는 브렉시트 여파로 서유럽 자동차 판매가 올해 1564만대에서 내년과 내후년 1545만대로 하향 정체하리라 전망했다. 브렉시트 이후 앞선 전망치에서 연 50만대 이상 낮춰 잡은 수치다. 특히 영국은 올해 304만5000대, 내년 275만8000대, 내후년 271만대로 2년 연속 줄어들리라 내다봤다.
현대·기아차가 이 가운데 선방한 것은 지난해 11월 현지 출시한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를 비롯해 현지 전략 모델인 소형 다목적차(MPV) 벤가와 준중형 해치백 씨드 등이 선전한 덕분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10년 유럽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하며 지난해 총 85만5000대를 현지 판매했다. 올 들어서도 상반기까지 12.3% 늘어난 49만1171대를 판매하며 올해 연간 판매목표는 89만1000대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브렉시트 여파가 가시화한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현대·기아차 유럽 현지 시장을 직접 살피고 임직원을 독려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내달 현지 공개하는 현대차 신형 i30를 비롯해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니로 하이브리드, K5 스포츠왜건 등 유럽 전략 모델을 잇따라 내놓으며 판매 확대를 모색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지 주력 모델에 대한 마케팅 강화와 현지 판매망 강화로 유럽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를 극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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