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유럽중앙은행(ECB)가 구제금융 조건을 놓고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그리스 새 정부에 대한 압박강도를 높이고 있다 .
비토르 콘스타치오 ECB 부총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케임브리지에서 한 연설에서 “그리스가 구제금융 프로그램에서 이탈하면 그리스의 투기등급을 담보로 받아주고 있는 특혜도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나라 국채가 투기등급으로 전락하고, 국제통화기금(IMF)나 유럽연합(EU)의 구제 프로그램에서 벗어난다면 당연한 순서”라고 설명했다.
콘스탄치오 부총재의 발언은 최근 그리스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집권한 급진 좌파연합 시리자와 유로존 회원국 간 긴장이 확산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야니스 바루바키스 그리스 신임 재무장관은 지난주 대외채권단인 EU, IMF), ECB 를 포함한 트로이카가 썪은 조직이라고 공격하면서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스 구제금융은 이달 말 끝나기 때문에 추가 지원이 끊기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전날 “그리스는 EU, ECB, IMF 등 트로이카 채권단에 빌린 채무를 상환할 것”이라며 “그리스 부채와 관련해 일방적으로 행동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지만, 협상 상황에 따라 다시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오는 2일에 영국과 프랑스, 3일에 이탈리아를 각각 방문해 구제금융 재협상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