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5번가에서 만난 ‘집 고쳐주는 남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네이트 버커스(Nate Berkus·42)의 인테리어에 대한 철학은 확고했다. 버커스는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의 바톤을 이어받은 2세대다. 그는 약 10년 간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하며 집안 인테리어를 바꾸는 반짝 아이디어로 미국 주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버커스의 인테리어 특징은 고객들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최선의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사진이나 책 등을 이용해 자신 만의 추억을 이끌어내고 다양한 질감을 가진 직물과 가구를 이용해 자연스런 자신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좋은 디자이너는 굉장히 좋은 경청자(listener)여야 한다. 조심스럽게 듣고 고객 스타일을 살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그의 작업 방식은 첫번째 고객으로부터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버커스는 “1995년, 24살에 네이트 버커스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했을 당시 내게는 명함과 집 안에 차려둔 작은 사무실이 전부였다. 굉장히 부유했던 첫 고객은 내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했지만 불안해 했다. 나는 그에게 방 하나만 함께 바꿔본 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두자고 제안했다. 결과적으로 이 고객은 작업 결과와 대화를 통해 작업을 이끌어내는 나의 방식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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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창의성은 기업들로부터 꾸준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는 뉴욕의 유명 백화점 바니스 뉴욕과 W호텔, 세계적인 셰프 울프강 퍽의 스파고 레스토랑 등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았다. 최근에는 LG전자가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발표한 가전 패키지 ‘LG스튜디오’와 협력하며 한국 기업과도 관계를 맺었다. 그가 설립한 네이트 버커스 어소시에이츠는 현재 연매출 최대 100만달러(약 10억2150만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별도로 홈 콜렉션 쇼핑몰 리넨즈 앤 띵즈(Linen‘s and things)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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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제 경기후퇴가 끝나고 경기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집이 가장 중요한 투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사람들이 다시 아름다움을 찾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에게 인테리어 디자인은 무엇인지 물어봤다. 그는 “인테리어 디자인은 내 삶의 일부”라며 “대학을 졸업하고 우리 모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되고 혼란을 겪게 된다. 그런 점에서 나는 매우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랑하는 일을 선택했다는 점은 3명의 남동생이 직업을 선택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이 그저 ‘일’에 불과하다면 직업에 큰 의미가 별로 없다. 그러나 사랑하는 일을 한다면 주말이든 자유시간이든 관계없이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LG전자와 손을 잡고 일한 버커스는 “기회가 되면 언젠가 한국에서도 작업을 진행해보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