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증시브리핑]백마 탄 왕자는 없었지만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유재희 기자I 2011.07.08 09:49:20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는 참으로 굴곡있는 삶을 살아왔다. 걸어온 발자취를 보면 참으로 기구한 운명의 여인을 보는 듯 하다.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현대전자가 LG반도체를 인수했던 게 불운의 시작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간 빅딜의 잘못된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곧이어 현대그룹이 후계자 선정과정에서 `왕자의 난`을 겪게 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반도체 경기마저 곤두박질치며 하이닉스는 나락으로 빠진다. 결국 2001년초 유동성 부족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다.

한때 하이닉스는 부실 기업의 대명사로 불리며 `하이닉스가 부활하는 것은 침몰한 타이타닉호가 다시 떠올라 항해를 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도 나돌았다. 마이크론 등 외국기업으로의 매각작업 진행과 중단 등의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그러나 해외언론과 경쟁업체들로의 끊임없는 견제 속에서도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기사회생에 성공, 결국 2005년 워크아웃 조기졸업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2008년에 반도체 업황 악화로 유동성 위기가 재발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잘 극복하며 지난해 창사 이래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제 `유종의 미`는 하이닉스의 성공적인 매각이 될 것이다. 하이닉스는 능력 있는 새 주인을 만나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것이 중요 과제다.

오늘(8일) 하이닉스 채권단은 입찰의향서(LOI)접수를 마감한다. 누가 하이닉스의 주인이 되느냐에 따라 인수기업과 하이닉스의 미래 뿐 아니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3조원대의 매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막대한 시설투자 자금이 필요한 기업이다. 충분한 자금력과 탁월한 경영능력을 갖춘 새 주인을 만나야 하는 이유다.

문제는 이번 매각작업도 난항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인수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대기업들이 잇따라 인수포기 및 불참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현대중공업은 일찌감치 인수전 불참을 선언했다. 기존 사업과의 연관 시너지 효과가 부족하고 경기변동 주기상 중공업과 반도체 산업간의 상호보완 효과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하이닉스 인수자금이 2~3조원에 이르고 인수 후에도 설비투자비로 연간 수조원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인수전에 참여 의사를 밝힌 SK그룹과 STX그룹에 대한 시장에 평가는 냉랭하기만 하다. 인수자금에 비해 시너지효과가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는 업황에 따라 수익성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과 인수 후에도 대규모의 시설투자 비용이 소요된다는 위험요인을 갖고 있다.

하이닉스는 그동안 많은 난관을 극복하며 성장해왔다. 미래가치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계속 채권단이 주인으로 있는 한 과감한 투자의사결정의 지체 등으로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오늘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SK와 STX가 하이닉스의 주인이 되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SK도 SK지만, 특히 STX에 대해선 이런저런 우려를 하고 있다.
둘 다 하이닉스에겐 백마 탄 왕자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SK와 STX가 M&A를 통해 기업을 제대로 성장시킨 저력이 있는만큼 하이닉스를 더 키울 역량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설령 백마 탄 왕자는 아닐지라도, 누가 주인이 됐건 세계2위 메모리반도체 회사인 하이닉스를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기업으로 키워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