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포스코가 지난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이 예상했던대로 실적은 좋지 않았다.
포스코(005490)는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조1760억원, 65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5.9%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58.9% 줄어든 수치다.
◇포스코 4분기 실적 '악화'..향후 원가절감이 '관건'
시장에선 이미 포스코의 지난 4분기 실적에 대해 '바닥'이라고 예상했었다. 지난 3분기에 높은 가격으로 구매한 석탄과 철광석 등 원료가 4분기 생산에 투입됐고 공교롭게도 4분기에 철강시황 악화로 가격이 동결되면서 그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었다.
포스코도 "주요 수출국의 철강시황 회복 속도가 더뎠고, 3분기에 구매한 높은 가격의 원료가 본격 투입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철강산업은 원료가격이 수익과 직결되는 산업이다. 원료가격이 높아지면 제품가격에 반영되는 속도나 규모가 크다. 포스코를 비롯한 글로벌 철강사들이 매년 호주의 BHP빌리턴이나 브라질의 발레(Vale)와 같은 원료회사들과 가격 협상에 전력하는 이유다.
결국 원료가격이 높아질수록 각 철강사별로 얼마나 원가절감 등의 노력을 통해 이를 상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이와관련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13일 CEO포럼에서 "올해 전사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최대 2조원의 원가절감을 하려한다"며 "원료가격 상승을 전부 제품가격에 전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분기부터 좋아진다" VS "원료값 상승세, 실적 개선 글쎄.."
하지만 포스코의 이런 해명에도 불구, 증권사의 포스코 4분기 실적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지난 4분기에는 원료가격 등에 타격을 입어 비록 실적이 부진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턴어라운드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하지만 원료가격 상승분을 상쇄하기에는 벅찰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승훈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영업실적은 전망치를 하회했다"며 "시장이 원재료 비용추정을 낮게 했던 영향으로, 바닥을 확인한 셈이며 실적개선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병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4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철강가격 상승세가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며 "작년 후반 이후 원재료 가격 상승과 재고 수요 등에 따른 철강 가격 상승세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맥쿼리증권도 "4분기 실적은 예상했던 대로 부진했다"면서도 "올해 실적 회복 스토리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향후 실적에 더욱 무게를 두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공공요금, 주요 소비재, 그리고 에너지 가격에 초점을 맞춘 물가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며 "철강 가격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소비재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규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이를 철강 가격에 100% 전가시키기 어렵다"며 "철강 업황이 회복되더라도 실적 개선의 여지가 작아지게 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이와증권도 "4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 중 하나는 높은 원자재 가격"이라면서 "철광석과 석탄은 전분기대비 각각 8.3%와 7.2% 올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의 실적에 대한 전망치도 하향조정해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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