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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W 시장 회복조짐..업계 쟁탈전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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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동 기자I 2007.11.21 10:10:44

변동성 충격 딛고 거래량·거래대금 회복추세
증권사들 상장 물량 늘려.."시장 놓칠 수 없다"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서브프라임 파문 이후 한때 침체기를 보이며 부진했던 주식워런트증권(ELW)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ELW 시장에 투자자들이 다시 모이면서, 거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수백억원대의 손실을 입고 물량 줄이기에 급급했던 증권사들도 호가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상장에도 활기를 띠는 등 재기를 노리고 있다. (☞관련기사: `변동성 폭탄` 맞은 ELW..LP도 투자자도 "죽을 맛")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하루 평균 ELW시장의 거래대금은 2440억원 수준으로 전달의 2257억원보다 8.1%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9월의 1787억원 보다는 무려 36.5%나 늘어난 수치.

거래량도 조금씩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9월 하루평균 2억9128만주씩 거래되던 ELW는 지난달 3억4436만주로 늘었고, 이달 들어서도 3억4000만주 이상의 꾸준한 거래규모를 보이고 있다. (아래표 참조)
▲5월 이후 ELW 시장 거래규모. 8~9월 감소추세를 보였으나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변동성에 적응..`ELW 시장에도 햇빛`

유지은 맥쿼리증권 이사는 "ELW가 코스피 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보니 외부충격으로 인해 증시가 조정을 받자 ELW도 같이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라며 "주식시장이 점차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ELW 시장 역시 안정을 찾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혁준 우리투자증권 파생상품팀 과장은 "8월 유동성공급자(LP)들이 큰 손실을 입으면서 호가제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고, 이것이 거래급감으로 이어졌다"며 "큰 폭의 변동성이 유지되면서 안정을 찾아가자 증권사들이 이에 맞는 헤지기법을 마련했고, 다시 한 번 재기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업계 판도 재편..외국계는 `공세 강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 우려는 ELW 시장, 특히 헤지거래가 필수적인 LP들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지수가 예상외의 급락을 보이면서 변동성이 급증했고, 이에 미처 준비를 하지 못했던 LP(증권사)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이는 곧 ELW 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4월부터 8월까지 국내증권사들이 ELW 시장에서 입은 손실금액만 554억원에 이른다. 이중 8월 한달 동안의 손실액만 무려 515억원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리먼브러더스와 같은 외국계 증권사들이 유동성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기존 대형증권사 위주로 구성돼 있던 업계 판도를 뒤흔들어 놓기도 했다. 현재 리먼브러더스는 국내 LP시장에서 53%의 시장점유율을 보일 정도로 급성장했다. 
 
지난 7월 국내 ELW 시장 진출을 선언한 맥쿼리증권의 경우, 신용경색 우려에도 아랑곳 않고 발행물량을 꾸준히 늘리는 한편,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증권사들이 잠시 주춤한 틈을 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유지은 이사는 "ELW시장의 파이가 커져야 회사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기본 전략"이라며 "고객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물량 발행이나 호가제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뀌는 분위기..증권업계 `절치부심`

이같은 분위기는 국내 증권사로도 조금씩 확산되는 분위기다. 
 
최근 국내 증권업계 LP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 정도는 보유율로도 확인된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한때 95% 수준까지 떨어졌던 LP보유율은 10월 들어 98% 수준까지 올라갔다가 최근 다시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
 
LP보유율이 다시 낮아졌다는 건 그만큼 투자자들이 ELW를 사갔다는 의미가 된다. 이는 곧 LP들이 다시 예전처럼 호가제시에도 적극적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아래표참조)
▲8월 95% 수준까지 줄었던 LP보유율은 신용경색 위기로 다시 상승했다가 최근 다시 하락추세다. 

시장을 둘러싼 환경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8월 2.36%까지 치솟았던 일중 주가변동성은 지난달 1.78%로 떨어졌다. 최근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다시 2%대로 올라서긴 했지만, 과거 똑같은 위기를 한 번 겪었던지라 지난번과는 충격정도가 다르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에 증권사들은 신규 발행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60종목을 상장시켰던 우리투자증권은 8월에는 단 한종목도 상장시키지 않았으나 9월 42종목, 10월 30종목, 그리고 이달 들어 현재까지 40종목을 내놓는 등 물량을 늘리고 있다.

올 들어 8월까지 497종목을 상장시켰던 대우증권은 9월과 10월 두 달간은 한 종목도 상장시키지 않았지만, 11월 10개를 시작으로 다시 상장 작업에 나섰다.굿모닝신한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다소간의 부침은 있었지만, 그다지 상장 물량을 줄이지 않아 시장에 대한 여전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8월 대규모 손실을 입고 한때 회사 내부에서는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장기적인 성장성을 고려할 때 결국 이 시장을 가져가지 않고서는 회사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 계속 추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귀띔했다.
 
이혜나 리먼브러더스 이사도 "ELW는 조금만 알고 보면 주식보다 싸게 구매할 수 있으면서 거래하기 쉽고, 이익도 크게 낼 수 있는 상품"이라며 "홍콩 시장의 성장세를 보더라도 국내 시장에서의 향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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