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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3분기 실적 좋다는데..반도체는 "속터져"

지영한 기자I 2007.10.08 10:25:12

LCD 공급부족 속 ''표정관리''..LPL 증산에 분주
반도체 9월 매출급감..3분기 실적부진 예고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도래하면서 대표적 IT 업체들이 잇달아 성적표를 내놓을 예정이다. 오는 9일 LG필립스LCD에 이어 12일엔 삼성전자, 16일 LG전자, 18일 하이닉스반도체 등이 줄줄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3분기에는 특히 업종에 따라 명암이 크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반도체업체들은 D램 가격 급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반면 성수기를 맞이해 '공급부족'까지 빚어지고 있는 LCD 업체들은 '표정관리'를 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엔 LCD총괄이 선전을 했지만 반도체총괄이 부진을 면친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D램 반도체에만 의존하고 있는 하이닉스는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반면 LCD 메이커인 LG필립스LCD는 전분기에 이어 실적호조가 각각 예상되고 있다.

◇ LCD '표정관리'...LG필립스LCD 공급부족에 생산량 늘리기 분주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은 전통적으로 하반기에 수요가 많다. TV세트 메이커들이 다음해 물건을 팔기 위해 하반기에 부품을 미리 사들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에는 수요가 줄지만 하반기에는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엔 LCD 시장 전반적으로 공급이 조금 부족한 상황을 맞고 있다. 근래 LCD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공급이 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LCD 생산업체인 LG필립스LCD(034220)는 생산량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우선 크기가 가장 큰 패널을 생산하는 7세대 라인을 지난 2분기 실적발표 때 밝힌 계획대로 생산량을 11만장에서 13만장으로 늘렸다.

또 기존의 3, 4, 5, 6 세대 라인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핵심장비를 교체하고 있다. 건물을 짓고 생산라인을 새로 까는 등 대규모 신규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산의 효율성을 높여, 사실상의 '증산효과'를 도모하겠다는 의도에서다.

LG필립스LCD는 다른 한편으론 내년에 8세대 라인 증설도 검토중이다. 일각에선 2분기 실적발표 때 7세대 라인의 증산을 밝혔던 것처럼, 9일 3분기 실적발표 때 이를 공식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또 늦어지더라도 연말까지는 이사회에서 8세대 라인 투자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LCD 업계 관계자는 "LCD 패널이 공급이 부족하면서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LCD 업체들은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늘리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는 얘기다.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삼성전자 LCD총괄이나 LG필립스LCD 등 LCD 업계의 표정이 밝은 이유이다.

◇ 반도체 '울상'..9월 매출급감으로 3분기 실적 부진 예상

LCD 업체와 달리 반도체 업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D램 메모리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데다, 낸드 플래시메모리 마저 공급과잉으로 전반적인 수요가 약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반도체총괄이나 하이닉스 등의 3분기 실적은 부진할 전망이다.

마침 파워칩, 프로모스, 난야 등 대만 D램 반도체 3인방의 9월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국내 메이커들의 3분기 실적도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다.

현물시장 공급이 많은 파워칩의 경우 9월 매출이 전년동월 대비 55.8% 급감했고, 전월 대비로도 30.3%나 감소했다. 프로모스도 전년 및 전월대비 49.8%와 14.2%씩 감소했고, 난야 역시 전년 및 전월대비 각각 45.4%와 13.8% 줄었다.



이 같은 매출감소는 기본적으로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 급감에 따른 것이다. D램 주력제품인 DDR2 512메가비트(MB) 667메가헤르츠(MHz)의 고정거래가격은 1.7달러 선으로 9월에만 20% 안팎 급감했고, 현물시장 가격은 1.3~1.5 달러까지 떨어졌다.

급기야 하이닉스반도체(000660)는 D램의 현물시장 가격이 원가 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아예 공급을 중단했고, 일본의 D램 업체인 엘피다도 현물시장 공급을 줄이기로 했다. 특히 대만의 시장조사기관인 인스펙트럼(Inspectrum)에 따르면 D램의 고정거래가격이 추가로 11~14% 정도 하락해 D램 업체의 영업환경 악화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3분기 실적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9월의 매출 감소가 주원인이다"고 말했다. 또 낸드플래시의 경우도 특정 업체를 제외하고는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공급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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