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성기자] 총 4시간동안 드라마 등 동영상을 즐길 수 있는 모바일용 연료전지가 국내 대기업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삼성SDI(006400)(대표 김순택)는 삼성종합기술원(원장 임형규)과 공동으로 디지털 제품의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을 PMP용 소형 연료전지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와함께 고출력 최소형의 PDA용 연료전지와 휴대폰 충전용 연료전지도 개발, 모바일용 연료전지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SDI는 이들 3종의 연료전지에 대한 제품 신뢰성과 공정기술을 확보한 뒤 빠르면 내년, 늦어도 2008년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한 연료전지가 상용화되면 전원에 연결해 재충전해야 하는 2차전지와는 달리 메탄올 카트리지만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일회용 가스라이터 처럼 메탄올 카트리지를 아주 싼값에 구매, 모바일기기 연료전지에 메탄올 카트리지를 교체해 주기만 하면 장시간 동안 동영상 구현이 가능하다.
연료전지는 초슬림 크기의 모바일기기 제작을 가능하도록 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번에 개발된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용 연료전지는 소주잔 절반 정도에 불과한 20cc급 메탄올 카트리지에 넣게 되면 정격출력 5W인 PMP를 1편당 30분짜리 드라마 8편을 별도의 충전없이 연속적으로 즐길수 있는 대용량이다. 기존 2차전지로는 최대 30분짜리 드라마 4편을 시청할수 있으며 2시간동안 연속 동영상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충전시간만 4시간이 걸린다.
삼성SDI는 1편당 30분짜리 드라마 20편, 시간으로 환산하면 총 10시간동안 연속적으로 시청 가능한 연료전지도 상용화할 계획이다.
PDA용 연료전지의 경우 소주잔 4분의 1 분량인 9cc급 메탄올 카트리지를 투입해 정격 출력 1.3W인 PDA를 8시간동안 사용할 수 있다. 기존 2차전지의 2시간보다 4배가 늘어난 것이다. 휴대폰 충전용 연료전지는 DMB폰에 사용되는 2차전지를 전원공급 없이도 메탄올 카트리지를 통해 2.5회 충전할 수 있는 외장형 연료전지로도 개발했다.
삼성SDI는 특히 PMP가 디지털 기술 융·복합화의 대표적인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어 이번에 개발한 연료전지의 시장성이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MP는 MP3플레이어, 내비게이션, 전자사전, 게임기, 휴대폰, DMB수신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 지난 2004년 40만대 수준에 불과했던 전세계 PMP시장은 올해 230만대, 2008년 650만대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석열 삼성SDI 에너지 연구소장(전무)은 "이번 연료전지 개발을 통해 모바일용 연료전지에서 선진업체들과의 기술경쟁과 시장선점에서 상당히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일본 노무라 연구소는 세계 연료전지 시장이 올해 1200억원, 2008년 2500억원, 2010년 7000억원, 2015년 2조4000억원으로 연평균 300%의 급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SDI와 삼성종합기술원은 이번 3종의 소형 연료전지 개발을 위해 지난 2004년 9월부터 1년4개월동안 40명 연구인력과 38억원의 개발 비용을 투입했다. 또 ▲나노 컴퍼지트 멤브레인 기술 ▲슬림화 FPCB기술 ▲무소음화 기술 등 최첨단 연료전지 신기술을 총동원했다.
특히 나노 재료와 연료 공급기술, 요소 기술, 시스템 구현의 전과정까지 대부분 독자 기술로 개발한 결과, 36건 정도의 특허를 출원해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앞선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의 소형 연료전지 국내 특허출원 총 320건중 삼성SDI가 155건으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삼성SDI는 지난해 11월 우유팩 1개 크기인 200cc의 연료로 노트북을 15시간 구동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에너지 밀도의 메탄올 연료전지(DMFC·Direct Methanol Fuel Cell)를 개발했으며 7월에도 부탄가스를 이용한 휴대용 연료전지 개발에도 성공해 연료전지 분야에서의 세계적인 기술력을 입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