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20초에 한팩씩 ‘툭’…편의점 없는 관광지에도 생리대 걱정 없다 [르포]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방보경 기자I 2026.07.26 12:00:06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관광지 화장실에도 자동지급기 설치…누구나 이용가능
시판 동일 품질 순면 제품 공급해 '안전'
지도로 위치도 직접 찾아볼 수 있어
오남용 우려는 無…'쿨타임' 통해 차단 장치 만들기도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지난 23일 경기도 광명시. 취재진이 주차장에 내려 가파른 숲길을 10분 걸어올라가자 광명동굴이 나왔다. 연간 60만명 이상이 올 정도로 유명한 관광지지만 근처를 둘러봐도 편의시설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시내까지 도보로 최소 30분이 걸리는 만큼 나들이에 필요한 물품을 놓고 오면 난감해진다.

하지만 적어도 챙겨오지 못한 생리대 때문에 걱정할 일은 없다. 여자화장실로 향하자 팻말과 함께 생리대 자동지급기가 위치해 있었다. 지급기 앞에 서서 받기 버튼을 누르니 취출구에 생리대가 ‘툭’ 하고 떨어졌다. 별도로 개인정보를 입력하거나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자판기처럼 쓸 수 있다. 이로써 필요한 누구나 생리대를 뽑아쓸 수 있게 됐다.

지난 23일 광명동굴 인근 공중화장실에 있는 생리대 자동지급기를 취재진이 돌아보고 있다. (사진=성평등가족부)
지난 23일 광명동굴 인근 공중화장실에 있는 생리대 자동지급기를 취재진이 돌아보고 있다. (사진=성평등가족부)
지자체는 광명동굴에 많은 관광객이 온다는 점을 고려해 지급기 설치 장소를 정했다. 성수기에는 야간개장으로 붐비고 방학에는 학생들도 다수 방문한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 장소를 세심하게 고른 것이다.

지급기에는 여러 가지 장치도 설치돼 있었다. 시범사업이 시작되기 전부터 오남용 우려가 많았던 탓이다. 현재는 자판기 버튼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눌러도 생리대가 하나만 나온다. 20초의 ‘쿨타임’이 있는 탓이다. 이후에도 한 사람이 지나치게 많이 받아간다면 중앙관리시스템을 통해 작동시간을 더 길게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자판기 오른쪽에는 QR코드를 찍는 장치도 마련돼 있었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에는 따로 사용되지 않지만, 이후에는 개인 휴대폰에서 발급받은 QR코드로 생리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설령 오남용이 심각해질 경우 이 같은 장치를 통해서 개인별 이용 횟수를 관리할 수 있다는 게 성평등부 설명이다.

깨끗한나라 청주공장에서 완성된 생리대가 나오는 모습. (사진=성평등가족부)
깨끗한나라 청주공장에서 완성된 생리대가 나오는 모습. (사진=성평등가족부)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끔 품질 관리에도 공을 들였다. 같은 날 취재진이 찾은 충북 청주의 깨끗한나라 공장에서는 엄격히 관리된 공정 하에서 생리대를 생산하고 있었다. 생산라인 곳곳에 설치된 7개 카메라가 생리대에 이물이 없는지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작업자가 제품을 하나씩 펼쳐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이렇게 나온 공공생리대는 포장지만 다를 뿐 순수한면 제로와 동일한 제품이다. 공공생리대 역시 시판제품과 같은 순면 100% 표면커버를 적용해 생산된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회사의 베스트셀러로 고객에게 품질을 인정받은 제품인 만큼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

품질과 접근성, 두 가지를 갖춘 생리대가 전국 12개 지자체에 전부 보급되는 건 오는 9월쯤이다. 현재는 자동지급기가 순차적으로 배치되고 있으며, 용량이 적은 수동지급기와 달리 170팩이 담겨 이용자들에게 더 체감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길거리에서 여성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정확한 위치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성평등가족부 누리집에 접속하면 7월 초에 설치된 수동지급기 지도와 함께 설치 중인 자동지급기 지도도 확인 가능하다. 위치는 현재 부처 관계자들이 하나하나 추가하고 있지만, 하반기 중에는 네이버지도·카카오맵과 제휴를 맺어 앱에서 자체적으로 생리대 지급기 위치를 제공한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자판기는 업체에서 생산하는 대로 바로바로 배치하고 있다”며 “현재는 41대가 설치돼 있으나 400대 설치 완료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평등부가 제공하는 모두의 생리대 지급기 예시. 누리집에 들어가면 해당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성평등부가 제공하는 모두의 생리대 지급기 예시. 누리집에 들어가면 해당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