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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투자 혹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대기업과 벤처투자사(VC)들이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다. 이들과의 계약 혹은 투자로 먹고사는 스타트업은 새해 예산계획이나 회사 운영계획을 짜기 어려운 것은 물론, 존폐 위기까지도 걱정하는 모습이다.
바이오 빅데이터 전문 스타트업 바스젠바이오의 김재원 이사는 “지난해 12월에 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던 VC 세 곳이 모두 2,3월로 투자 시기를 미뤘다”며 “50억원 규모로 투자를 유치했는데 아직 한 푼도 못 받은 상황이다. 다행히 지난해에는 매출이 조금 나와서 그걸로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 4월이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창업기업’ 기준인 7년을 넘어서서 정부 투자도 받기 어려워진다. 5~6월 이후까지도 계속 투자가 지연되거나 들어오지 않으면 존폐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거대언어모델(LLM) 스타트업 관계자 B씨는 “딥테크 쪽은 전략적으로 투자를 하다 보니 아직 영향은 없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불황이 계속될까 저희도 긴장하고 있다. 올해 초에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하면 우리에게도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딥테크가 전략 투자 분야이기는 하지만 필수 지출분야도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언제든 계약이나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는 게 B씨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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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경진 블리스바인벤처스 대표는 “2022년 5월 이후로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축소돼 우리도 펀딩하기 힘들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아무리 기술이 좋다는 얘기를 들어도 생긴 지 얼마 안 된 회사는 펀드 결성 시 큰 자금이 안 모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