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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작가는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 참여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다양한 욕망을 지닌 여성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1950년대 여성국극단을 배경으로 했다”면서 “아무도 몰랐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여성들은 본인이 원하는 꿈, 욕망을 향해 가고 있다”면서 “도구적으로 사용되거나 각성을 위해 사용되는 인물, 악인 등도 나름의 욕심이나 꿈이 있다”며 욕망을 드러내는데 주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지난 2019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한 ‘정년이’는 195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여성국극을 소재로, 도전하고 욕망하는 여성들을 그린다. 남성 주인공 중심이었던 기존 작품들과 달리 여성의 야망, 여성들 간의 사랑과 갈등, 연대를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2019년 ‘오늘의 우리만화상’, 2020년 ‘양성평등 문화콘텐츠’ 상을 수상했다. 특히 주인공 정년이가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MZ세대에게 공감을 얻으면서 네이버웹툰 자회사 스튜디오N에서 ‘정년이’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를 기획·개발 중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여성들의 보이지 않는 장벽인 ‘유리천장’이 많이 깨졌지만 서 작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서 작가는 “한국은 성평등 지수가 낮은 편이고 임금도 큰 차이가 있다”면서 “자본주의 나라에서 경제력은 중요한 수치인데 그 지점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이 명확하게 보이기 때문에 동일 임금 구조부터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산 선수가 ‘숏컷’이라는 이유로 페미니즘 논란에 휩싸였는데 이는 괴롭힘에 가까운 사건”이라며 “이런 일이 벌어진 배경과 사회 분위기를 보면서 유리천장이 많이 깨졌다고 볼 수 있나”고 반문했다. 실제로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3월 발표한 ‘2021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평등 순위는 조사 대상인 156개국 중 102위다. 특히 경제 부문 성평등 순위에서 123위로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임금 격차도 큰 편이다. 여성가족부가 2020년 성별 임금 현황을 공시한 2149개 상장기업 성별임금격차 조사 결과에서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7980만원, 여성은 5110만 원으로 상장법인 근로자 1인당 평균임금의 성별격차는 35.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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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정년이’는 내년 상반기께 종결할 예정이다. 차기작으로 서 작가는 시골이야기를 구상 중이다. 시골 출신인 그의 어린 시절을 투영해 정겨웠던 시골동네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다. 서 작가는 “제가 겪었던 시골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서 “최근에는 이주노동자나 국제 결혼을 하는 사람도 많고 한국어학당도 늘었는데 그 속에 담긴 시골의 명과 암을 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서이레 작가는 오는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리부트 유어 스토리(Reboot Your Story)-다시 쓰는 우리 이야기’를 주제로 열리는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연사로 참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