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한컴그룹은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육군합성전장훈련체계(LVC) 개발 사업’ 참여를 준비 중이다. 차세대 훈련체계 기술로 주목받는 LVC는 실기동 모의훈련(Live), 모의 가상훈련(Virtual), 워게임 모의훈련(Constructive) 등의 훈련체계를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 첨단 기술을 통해 상호 연동하는 것이다.
합성전장훈련체계 통합이 이뤄지면 실시간 대단위 훈련은 물론 훈련 결과를 포함한 다양한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해 최적의 전술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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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업은 육군이 미래 지향적 군 전력 구축을 위해 선보인 ‘육군 비전 2030’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올해부터 5년간 약 44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입찰 마감은 오는 27일이다. 한컴그룹 관계자는 “한컴 관계사들과 함께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컴그룹은 군용 방독면 등을 공급해온 한컴라이프케어를 주축으로 올해 인수한 메타버스 기업 한컴프론티스, AI 기업 한컴인텔리전스, 우주·드론 기업 한컴인스페이스 등 그룹사들이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참여한다.
한컴라이프케어는 이미 신형 군용 방독면 ‘K5’를 군에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과학화훈련장비를 개발해 공급하기 시작하는 등 국방 사업 경험을 쌓고 있다. 여기에 한컴프론티스의 메타버스 기술력과 한컴인텔리전스의 AI 기술 등을 가상훈련 시뮬레이터 고도화, 전장상황 분석 및 훈련 데이터 수집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컴이 그룹 차원에서 국방 사업 진출을 모색하면서 심네트 등 기존 국내 방산 기업과 경쟁도 예고된다. 특히 이번 사업을 수주할 경우 국방부가 현재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합성훈련환경(STE) 개발 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이미 운용하고 있는 STE는 3차원 가상지형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게임 기술을 결합한 클라우드 기반의 훈련체계다.
업계에선 향후 한컴그룹 뿐 아니라 더 많은 IT 기업들이 국방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내다본다. 해군, 공군 등에서도 합성전장훈련체계 통합·운용을 위한 사업 발주를 추진 중이어서 관련 사업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과 실드에이아이(Shield AI) 같은 AI 기업이 국방 사업에 활발히 진출하면서 보잉, 록히드마틴 등 기존 방산기업들의 독점에 균열이 가고 있다”며 “국내 역시 군 전력의 첨단화를 위한 ICT 접목이 늘고 있어 한컴그룹을 비롯한 IT 기업과 스타트업의 국방 사업 진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