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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박스카 `레이` 경차의 역사를 새로 쓰다

김현아 기자I 2011.12.01 09:57:27

탁월한 공간활용성, 깜찍한 외관 돋보여
연비도 박스카 중 최고, 코너링도 안정적
정숙성, 고속주행시 가속은 아쉬워..도심주행에 적합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기아차(000270)가 경차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만들겠다며 내놓은 박스카 `레이`는 첫 인상부터 남달랐다. 지난 29일 제주 서귀포 일대 해안도로를 2시간 반 가량 주행해본 결과, 기존 경차인 모닝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갖고 있었으며 형제격인 쏘울과도 달랐다.

차체는 소형차 쏘울보다 약간 적었지만 실내 공간은 왠만한 SUV와 비교될 정도로 널찍했다. 귀염성 있는 외관은 `2030` 세대 개성족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했고, 연비도 17.0km/ℓ(주행이후 평균연비 14.0km/ℓ)로 박스카 가운데 가장 만족스러웠다.

다만, 110km이상 고속주행시 정숙하다고 말하긴 어렵다는 점과 가속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경차는 경차인 것. 하지만 차체가 높은 박스카임에도 코너를 돌 때 부드럽게 한쪽으로 돌아가고, 핸들링이나 승차감도 만족스러워 도심주행이나 일상적인 여행에는 문제가 없을 듯 했다. 
 
`레이`는 기아차에 여러모로 의미있는 차다. 국산차로선 `파격`에 가까운 깜찍한 스타일인 데다 업계 최초로 B필러(앞문과 뒷문 사이의 기둥)을 없애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한 신개념 CUV인 것.

창의적인 설계 덕분에 유모차를 접지 않고 그대로 싣고, 조수석을 통해 아이의 손을 잡고 같이 내릴 수 있다. 슬라이딩 도어로 돼 있는 뒷 문을 열고 후드를 치면 캠핑카로 변신한다. 또 큰 조형물을 옮기는 건축 디자이너나 짐 옮길 일이 많은 자영업자에게도 어울릴만 하다. `레이`는 경제위기가 대두되는 시기에 적절하게 출시돼 기아의 경차 라인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 기아차의 신개념 CUV `레이`가 제주 서귀포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다.



 

 
 
 
 
 
 
 
 
 
 
  

 
◇ 넓은 시야와 주행성능 만족..동력성능은 역시 경차

시승코스는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구좌읍 평대리에 위치한 메이즈랜드를 돌아오는 약 70km 구간이었다.
 
핸들을 잡았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시야가 넓다는 점. 실내가 높고 창문도 시원하게 뚫려 있어 신형 프라이드에 비해 오히려 운전하기 편했다. 변속기 레버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가 아니라 센터페시아에 있어 여유 공간에 개인 서류가방 같은 걸 둘 수도 있다.

차고가 높아 우려됐던 코너링도 기대이상이었다. 좌우를 돌 때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느낌이 없었다. 기아차는 "휘청거림 없이 차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것은 차체제어시스템이라는 VSM(차세대 VDC)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앞 차를 추월할 때의 가속감은 아쉬웠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단숨에 시속 80~90km까지 무리 없이 치달아 오르지만, 추월을 위해서는 다소 인내심이 필요했다. 1000cc급 엔진을 쓰는 경차라는 점이 떠올랐다. 

연비도 쓸만 했다. 한눈에 들어오는 디지털 속도계 옆으로는 순간 연비 게이지가 있었는데, 정지 했다 출발하려고 가속할 때를 제외하고는 제원표상의 17km/ℓ 이상으로 올라와 있었다. 시승을 마치고 트립컴퓨터에 찍힌 평균연비는 14km/ℓ였다. 

시승한 다른 기자와 평가를 해봤다. 30대 후반 여성인 기자의 평가는 대부분 `만족`이상. 특히 외관스타일과 실내공간은 `매우 만족`했다. 다만, 소음과 동력성능, 가격만족도는 `보통`이다.
 
40대 초반인 남자 기자의 평가는 다소 박했다. 외관과 실내공간, 주행성능 등은 `만족`이나 `보통` 이상인 반면, 추월가속 등 동력성능과 가격만족도는 `불만`이라고 평가했다.
 
▲ <시승평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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