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사업 실패를 겪었던 A씨는 의류 사업으로 재기의 가능성을 타진 중이었다. 공교롭게 납품업체 두 곳이 동시에 이른바 ‘야반도주’를 하면서 2000만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자금 흐름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 A씨가 기댈 곳은 정부 정책자금뿐이었다.
정책자금 수혜 가능여부를 확인하던 A씨는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정부 지원금을 대신 받아주겠다”는 브로커가 넘쳐났다. 이미 한 차례 실패를 경험했던 A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브로커의 요구에 따라 착수금을 먼저 보냈다.
그는 “제 인증카드를 달라고 하고는 거래처 명단과 실적들을 소위 정부 입맛에 맞게 조작을 하라고 했다. 정신이 번쩍 들어 계약서를 눈앞에서 찢어버렸다”며 “정신적으로 지치다 보니 쉽게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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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이 급증하며 폐업이란 단어가 흔하게 쓰이지만 폐업으로 인한 아픔까지도 흔해진 것은 아니다. 사업가에서 폐업자로의 경험을 겪으면서 이들은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된다. A씨의 사례처럼 정신이 무너진 상황에서 평소라면 하지 않을 어긋난 선택을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창업 실패 경험도 사회적 자본인 만큼 중소벤처기업부는 ‘희망리턴패키지’를 운영해 재창업과 재취업을 유도하고 있다. 다만 지원 프로그램이 기술적·실무적 영역으로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업 외적인 이유로 망한 사람들에게 마케팅 전략, 사업계획서 작성, 세무 등 재창업 지원 프로그램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희망리턴패키지에도 심리 회복 프로그램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활용이 제한적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던 B씨는 어머니의 병환으로 인한 장기 간병과 병원비 부담으로 사업을 접어야 했다. 정신과 상담을 받을 만큼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B씨에게 재무 지원이나 사업 상담과 같은 컨설팅은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그는 재창업 대신 임금근로자의 길을 택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5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울·불안감 해소 위한 심리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7.4%에 달했다. ‘사업 실패로 인한 낙담 등 정신적인 고통’(9.8%), ‘가족이나 거래처와의 불화’(2.2%)를 겪는 폐업자들도 존재한다. 폐업 이후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고 다시 사회와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심리적 토대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 역시 필요하다.
안태욱 카이스트 창업원 교수는 “폐업이라는 현실에 직면하면 재창업까지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에너지와 용기가 필요하다”며 “재도전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서 반드시 심리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폐업의 상처를 딛고 다시 시장에 나서는 건 단순한 경제 행위를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회복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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