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에서 DS4 크로스백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수치를 기록하며 판매를 이어갔다. 하지만 국내의 대중들은 디자인적인 만족도를 떠나서 프랑스 산 콤팩트 디젤 모델에 기대하는 효율성을 기대하고 또 소형 SUV로서의 어느 정도의 실용성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했다.
DS3와 DS5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DS4의 파생 모델 DS4 크로스백은 DS4의 지상고를 높여 SUV의 감각을 강조한 모델로서 기본적인 크기는 DS4와 유사하다. 4,285mm의 전장과 1,810mm의 전폭을 살펴보면 전장에 비해 전폭이 넓게 느껴진다. 전고는 1,535mm로 기존의 DS4 대비 30mm 가량 지상고를 높인 결과다. 휠 베이스는 2,610mm이며 공차 중량은 1,435kg이다.
DS4 크로스백이 워낙 독특한 개성을 가진 차량인 만큼 시장에서 비슷한 차량을 찾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으나 국내 시장에서는 QM3, 티볼리, 트랙스 등으로 대표되는 B-세그먼트를 꼽을 수 있을 것 같고, 수입 자동차 시장에서는 기존 해치백 모델에서 지상고를 높여 다양한 주행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볼보 V40 크로스컨트리가 떠오른다.
DS4 크로스백은 시트로엥의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하면서 더욱 명료하고 당당한 디자인을 담았다. 국내에는 출시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하면서 다소 소심하게 느껴졌던 DS4와 달리 DS4 크로스백은 프론트 그릴 하단과 프론트 범퍼 등을 손질한 덕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매력을 가지게 되었다.
DS LED 비전 헤드라이트는 LED와 제논 램프의 기술을 더한 아이템으로 감각적인 전면 디자인을 완성하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명료하게 비치는 헤드라이트 내부의 유닛은 마치 보석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큼직하게 그려 당당하게 내세운 DS 엠블럼은 차량의 DS4 크로스백 전면 디자인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끌어 올린다.
후면 디자인은 스포티한 해치백과 SUV의 경계에 서 있다. 볼륨감이 돋보이는 펑퍼짐한 리어 범퍼 중앙에는 디퓨저의 느낌을 살린 플라스틱 패널과 반짝이는 크롬 장식을 배치했고 차체 양 끝에서 세련되고 스포티한 실루엣을 자랑하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배치해 DS4 크로스백의 뒷모습을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시선을 집중시키는 디자인은 아니지만 ‘크로스백’의 지향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3,960만원의 콤팩트 크로스오버 모델 DS4 크로스백의 실내 공간은 말 그대로 ‘PSA’의 아집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근래 3,000만원 대 후반의 가격을 가진 차량들과 비교한다면 실내 품질이나 감성적인 만족도 부분에서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모노톤의 플라스틱이 잔뜩 사용된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를 보면 ‘DS 라인업’의 가치에 대해 한번 즈음 고민하게 된다.
운전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실내 공간은 푸조 3008을 떠올리게 하지만 센터 터널과 분리된 센터페시아를 통해 직관적인 조작서을 제공하지만 3008과는 다른 존재임을 명시한다. 다만 너무 많은 버튼이 산재되어 있고, 해상도가 뒤쳐지는 디스플레이 패널과 주변 조작 패널이 주는 시각적인 ‘실망감’은 다시 한 번 차량의 가격을 떠올리게 한다.
DS4 크로스백의 보닛 아래에는 시트로엥 브랜드를 대표하는 디젤 엔진과 시대의 흐름에 발 맞춘 6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되었다. 최고 출력 120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발휘하는 1.6L 블루 HDI 엔진은 SCR(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와 DPF를 통해 유로 6 배출 가스 기준을 충족시켜 어딘가 모순된 단어처럼 들리는 ‘클린 디젤’을 자부한다.
푸조의 주요 모델과 마찬가지로 시트로엥 역시 뛰어난 연료 효율성을 갖춰서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EGT라는 수동 기반이지만 클러치를 없앤 자동 변속기는 변속 될 때 뒤에서 당기는 듯한 특유의 변속 감각으로 대중들에게 효율성의 호평 보다는 감각의 부자연스러움으로 악평을 받았기 때문에 EAT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이로인해 연료 효율성에서는 다소 손해를 보게 되었지만 변속시 이질감이 없어졌고, 푸조와 시트로엥의 차량에서 단점으로 지적받던 변속 시 ‘뒤에서 당기는 감각’ 없이 부드럽게 주행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DS4 크로스백의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4.5km/L(도심 13.6km/L 고속 15.9km/L)이며, 시승을 하면서 체크한 도심에서의 평균 속도 25km의 주행시 연비는 13.2km/l가 나왔고 자유로와 고속도로등에서 평균 속도 72km로 주행했을 때의 연비는 무려 25.3km/l가 나왔다.
푸조와 시트로엥 차량이 공인 연비보다 훨씬 잘 나오는 특성을 감안해도 공인 연비가 상당히 낮게 측정된 것 같다.
DS4 크로스백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아 시동을 걸면 디젤 고유의 진동과 소음이 들려온다. 푸조도 그렇고, 시트로엥 역시 디젤 엔진에 대한 경험이나 다루는 노하우는 풍부하지만 콤팩트 모델에서는 억제로 정숙성을 이끌어 내려고 하지 않고, 디젤 고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편이다. 그래도 불필요한 진동은 많이 덜어졌기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기어를 D로 옮기고 본격적으로 엑셀레이터 페달을 밝기 시작하면 ‘디젤 엔진 특유의 토크’가 전해진다. 하지만 차량의 성향 자체가 스포티하거나 한껏 예민하게 세팅된 차량은 아니기 때문에 날카롭게 전해지는 편은 아니다.
120마력, 30.6kg.m의 토크는 DS4 크로스백의 차체를 움직이기 충분한 출력이지만 수치 자체가 인상적인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가속력이 인상적인 편은 아니지만, 낮은 RPM을 사용하는 디젤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RPM이 오르고, 속도가 오를수록 차량에서 생기가 느껴지는 프랑스 특유의 감각이 느껴져 미소를 짓게 만든다.
D컷 스티어링 휠은 단순히 시각적인 만족감을 주기 보다는 저속 구간에서 조향각을 크게 가져갈 상황에서 자신 있게 조향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다만 스티어링 휠 하단 부분의 새틴 실버 트림 부분을 쥘 경우 손에서 미끄러질 위험이 있다. 다행히 차량의 출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제동력이 상당한 브레이크 시스템이 DS4 크로스백의 또 다른 무기라 큰 걱정은 없다.
좋은 점: 감각적인 디자인과 즐거움과 효율성을 자랑하는 파워트레인 조합
안좋은 점: 가격 대비 불만족스러운 마감 품질, 열리지 않는 2열 도어의 창문
자동차 업계에서 크로스오버라는 단어는 ‘쿠페’와 ‘SUV’처럼 눈으로 보이는 형태의 조합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DS4 크로스백에서는 쿠페와 SUV를 조합한 디자인적인 이미지는 물론 달리는 즐거움과 효율성까지 하나로 조합해낸 의미의 크로스오버를 떠올리게 된다.
3,960만원 이라는 가격으로 존재하는 다양한 경쟁 모델 사이에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이지만 시트로엥 DS4 크로스백은 감각적인 디자인, 빠지지 않는 실용성 그리고 즐거움과 효율성을 모두 담아낸 존재라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