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수입사들은 이들의 ‘외도’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딜러들이 여러 개 브랜드를 갖다 보면 수입사가 다루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요 딜러를 중심으로 한 복수 딜러 체제는 더욱 가속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30년 동안 BMW를 고집해 온 코오롱글로벌은 올 초 볼보 딜러권을 사들였다. 지난 연말 아우디 딜러 계약을 맺은 데 이은 두 번째 ‘외도’다. 올 상반기 천안, 하반기엔 송파에 판매·정비점을 열 계획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정책상 BMW를 판매하는 코오롱모터스, 아우디를 판매하는 코오롱아우토 등 법인명을 달리하고 있지만 사실상 같은 회사다.
중견 수입차 판매사 천우도 렉서스·닛산·인피니티에 이어 지난해 마세라티 판매권을 사들였다. 아우디를 판매해 온 위본모터스와 천일고속 계열 재규어·랜드로버 딜러 천일오토모빌도 지난해 마세라티 판권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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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차는 말레이시아 화교 자본 레이싱홍 계열 관계사로 여러 국내 법인을 통해 벤츠와 포르쉐의 최대 딜러로 군림해 왔다. 벤츠코리아·포르쉐코리아의 지분까지 보유하고 있다. 한성차와 벤츠 판매를 놓고 경쟁하던 효성도 지난해 6월 페라리·마세라티 수입사 FMK를 인수해 사업 다변화에 나섰다.
이들이 앞다퉈 브랜드 다변화에 나선 것은 한두 브랜드만으론 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 수입차 유통 구조는 한 수입사가 3~15개의 딜러에 차를 공급하고 딜러가 고객에게 차를 파는 방식이다. 이 구조는 최근 같은 브랜드 딜러끼리 경쟁이 과열되며 와해되기 시작했다.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으로 이어졌다. 많은 딜러가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 속에서도 수익성 악화에 허덕였다.
참존은 이 가운데 지난해 아우디와 람보르기니 판권을 내놨다. FMK를 운영하던 동아원 역시 자동차 사업을 접었다. GS(GS엠비즈) 역시 폭스바겐 딜러권 반납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수입사는 대체로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딜러가 브랜드를 확대하면 협상력이 강해지고 그만큼 수입사의 입지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수입차 시장 규모는 폭발적으로 커졌지만 딜러 수는 줄었다. 3년 전인 2013년 132개이던 수입차 딜러는 122개로 줄었다.규모가 작은 딜러는 수익성 악화로 폐업하고 대형 딜러가 이를 사들이는 ‘적자생존’ 시대임을 뜻한다. 122개 딜러 중 2개 이상 브랜드를 판매하는 복수 딜러는 약 13%인 열여섯 곳이다.
포드 최대 딜러(선인자동차)와 아우디(고진모터스)·재규어랜드로버(선진모터스)를 운영하는 극동유화와 도합 6개 브랜드를 판매하는 KCC홀딩스는 이미 브랜드를 다변화에 성공했다. 그 결과 적자에 허덕이는 국내 수입차 딜러치고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한 수입차 판매사 고위 관계자는 “일본차에서 독일차, 다시 고가 브랜드로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국내에서 한 브랜드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며 “더욱이 제 살 깎는 경쟁이 이어지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는 회사는 망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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