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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붕괴 경험한 '미국 車노조' 달라졌다

김형욱 기자I 2013.10.06 13:14:11

밥 킹 UAW 위원장 "노조는 회사의 적이 아닌 동맹"
''회사의 비즈니스 파트너.. 달라진 노조'' 호평 잇따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노조는 회사의 적이 아닌 동맹이다.”

밥 킹(Bob King·67세) 미국 전국 자동차 노동조합(UAW) 위원장이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노사가 대립하는 것은 비생산적”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내년 여름으로 임기가 끝나는 킹 위원장은 전임 론 제틀핑거 위원장에에 이어 과거 노사대립 구도에서 노사상생을 추구하는 ‘새로운 노조’를 이끌고 있다. UAW는 2008년 말 금융위기로 미국 자동차 ‘빅3’ 중 2곳(GM·크라이슬러)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디트로이트 경제가 붕괴하는 과정에서 이들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 ‘주범’으로 비난받은 바 있다.

킹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사업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게 우리 조합원을 돕는 길”이라고 밝혔다.

과거 UAW의 강성 이미지는 현대자동차(005380) 등 미국 신규공장 노조가 UAW를 피하는 원인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UAW의 정치적 활동과 강성 이미지가 현대차와 폭스바겐, 닛산 미국 공장 노조의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 자동차업체의 노사관계에도 시사점을 준다. 강성 이미지의 현대·기아차 노조(금속노조 현대·기아차지부)를 비롯해 한국GM, 르노삼성 등 국내 자동차회사 노조는 회사와의 임금단체협상에서 지속적인 파업투쟁으로 비난받고 있다. 2009년 77일간의 옥쇄파업을 경험한 쌍용차(003620) 노조는 이후 금속노조를 탈퇴,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미국 자동차 회사 최고경영자(CEO)와 협력업체들도 달라진 UAW에 대해 호평했다. 디트로이트뉴스 보도에 따르면 댄 애커슨 GM 회장은 2010년 취임 당시엔 노사가 서로를 경계했으나 3년 후인 최근에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기대 이상을 성취했다고 평가했다.

애커슨 회장은 임기 중 1~2개월에 한 번씩 밥 위원장과 식사하며 각종 이슈에 대해 논의했고, 매년 킹 위원장의 GM 이사회에 초대, 연설 자리를 마련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애커슨 회장은 “노조는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지 문제를 일으키기 위해 있는 게 아니다”라며 “(킹 위원장이) 21세기형 노사 관계의 청사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보도는 이어 앨런 머랠리 포드 회장과 트로이 크라크 나비스타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미국 내 자동차 부품 협력사도 킹 UAW 위원장의 노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제프 보웬 다나(미국 켄터키주 내 포드 협력사) 수석행정관은 “포드가 제품가격 인하를 요청했을 때 UAW가 비용절감을 도움으로써 해결했고, 이는 다시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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