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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완패한 삼성전자..`주가 충격` 불가피

김경민 기자I 2012.08.26 16:43:49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의 특허 싸움에서 미국 법원이 애플의 손을 들어주자, 증권가는 당혹해하고 있다. 애플에게 어느 정도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기는 했지만, 배상금의 규모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또 이번 결과가 다른 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주가에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부진은 돌파구를 모색하던 증시의 전반적인 투자 심리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증권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는 배상금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고 판정 결과도 편파적이라는 것.삼성전자가 애플에 지급해야할 금액은 10억5185만달러로 우리 돈으로 1조2000억원에 해당한다.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하나도 침해하지 않았다는 평가는 우습다”며 “양쪽 모두 침해했다고 판결한 한국 법원이 비교적 공정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삼성전자가 중국 기업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일방적인 평결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약소국의 설움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다음 달 1심 최종 판결 결과가 나오기 전이긴 하지만, 주가에 단기적으로 충격을 줄 전망이다. 배상금을 소송 관련 충당금으로 회계처리하면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치에 못 미칠 수 있다. 또 미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금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중 약 12%가 미국에서 팔리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판사의 1심 최종 판결이 남아 있고 삼성전자의 항소가 예상되지만, 1심 최종 판결에서 배심원들의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주가에 악영향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송 연구원은“이번 판결로 배상금 외 미국 판매금지 조치가 이뤄지면 4분기 기준 미국 내 삼성전자 전체 판매량 예상치 650만~700만대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항소에 나서겠지만, 앞으로 배상금액이 얼마나 더 추가될지가 염려된다”면서 “주가에 단기적으로 악재”라고 판단했다.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라 부품업체들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도 다분하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과로 부품업체의 실적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지만, 부품 단가 인하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행인 점은 이번에 대상이 된 제품들이 갤럭시S3와 같은 신제품이 아닌 만큼, 피해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플이 신제품에 대해서도 추가로 소송을 걸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전략 변경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삼성-애플` 특허 분쟁 (Ⅱ)

- 삼성전자·애플 특허소송 장기전 돌입 양상 - 삼성폰 미국서 계속 판다..법원, 애플 판매금지訴 기각(종합2보) - 삼성전자, 美 판매금지 소송서 애플에 승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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