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제주에서 겨울 철새의 일종인 떼까마귀 100여 마리가 독극물에 중독돼 한꺼번에 발견되는 일이 발생했다.
| 떼까마귀들은 수백마리씩 무리를 지어 다니는 특성이 있어 현장 주변에 아직 까마귀들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SB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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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30분쯤 제주시 정실마을에서 까마귀들이 지상으로 떨어져 일부 폐사하고 날아오르지 못한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
협회 측은 즉시 현장에 인력을 보내 이날 오후 5시까지 주택가와 도로, 농경지 등지에 떨어져 정신을 못 차리는 까마귀 135마리를 수거했다. 이 중 4마리는 폐사했다.
수거된 까마귀는 제주의 겨울 철새 중 하나인 떼까마귀로 밝혀졌다.
협회는 까마귀들이 독극물을 섭취한 것으로 봤다. 유해조수를 잡으려 농약을 뿌려 둔 곡물을 떼까마귀가 먹은 것으로 보인다.
이어 떼까마귀들은 수백마리씩 무리를 지어 다니는 특성이 있어 현장 주변에 아직 까마귀들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사진=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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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은 구조한 까마귀를 한 마리 한 마리 분류해 해독제(아트로핀 황산염)를 주사했다. 처음엔 집단폐사로 신고됐지만, 구조사들의 노력 덕에 구조된 148마리 가운데 108마리가 목숨을 건졌다.
해독제를 맞고 새장으로 옮겨진 까마귀들은 조금씩 움직이더니 하루가 지나 조금씩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건강을 회복한 까마귀들은 이날 오후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