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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신상공개가 된 이경우는 이날 마스크를 벗고 수염이 덥수룩한 얼굴을 완전히 드러내고 포승줄에 묶인 채 경찰서를 나섰다. 이경우는 “진심으로 사과하는 말씀을 드리며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유가족분들께 죄송하다”며 “좋은 아들, 좋은 사위,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해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피해자나 유족에게 할 말은 없는가’, ‘주사기와 마취제는 어디서 구했는가’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뒤이어 나온 황대한은 모자를 눌러쓴 채 고개를 푹 숙인 채 연행됐다. 황대한은 ‘황씨 부부에 대해서 들은 바가 있는가’, ‘가상화폐 빼앗으려 시도했는가’, ‘본인이 직접 살해한 거 맞는가’, ‘피해자와 일면식 없는 것 맞는가’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연거푸 “죄송하다”고만 말했다.
연지호는 ‘빚 때문에 범행을 한 것인가. 얼마를 받기로 했는가’란 질문에 “3억 정도 받기로 했다”며 “황대한이랑 이경우가 협박하는 바람에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연지호는 ‘가상화폐를 빼앗으라는 지시는 이경우에게 직접 받았느냐’는 질문에 “(황대한과) 우리에게 이경우가 협박했다. 너희도 (범행 계획) 이걸 알기 때문에 죽어야 한다. 따라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살해할 생각이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었다. 저한테는 그렇게까지 얘기 안 했다”며 “서울에 올라와서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이 납치 7시간 만인 지난달 30일 오전 6시를 전후해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범 혐의를 받는 이모씨는 배달 대행일을 하다 알게 된 황대한에게 범행을 제안받고 피해자를 미행하는 등 가담했다가 도중에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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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범행 배경과 동기를 포함한 사건 전모를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6일 형사3부 김수민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총 4명의 검사로 구성된 ‘강남 납치·살해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