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WSJ 등 외신을 종합하면 따르면 애브비는 휴미라를 대체할 신약을 모색하고 있다. 휴미라는 애브비의 주요 수익원으로 2002년 출시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휴미라는 지난 2021년에만 207억달러(약 26조원)의 매출을 거둔 블록버스터다. 바이오파마다이브에 따르면 휴미라는 지난 20년간 약 2000억달러(약 252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허 만료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는 것은 애브비 입장에서는 위기다. 휴미라는 애브비의 연간 매출의 3분의 1 이상 차지하는 품목이다. 암젠은 지난주 미국에서 ‘암제비타’를 애브비보다 55%나 낮은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와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 등이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하면 애브비 입장에서는 난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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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입장에서는 애브비가 앞으로 휴미라의 공백을 잘 메꿔줄지가 관건이다. 계획과 전략은 있다. 리차드 곤잘레스(Richard Gonzalez) 애브비 최고경영자(CEO)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등장으로 사라질) 수십억 달러 매출을 다시 채우기 위해 한 쌍의 차세대 후계자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곤잘레스 최고경영자가 거론하는 ‘한 쌍’의 차세대 후계자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스카이리치(Skyrizi)’와 ‘린버크(Rinvoq)’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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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버크도 마찬가지다. 선택적·가역적 야누스 인산화효소(JAK) 저해제인 린버크는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출발했지만 꾸준히 적응증을 늘려 △궤양성대장염 △척추관절염 △궤양성대장염 △강직성척추염 △활동성 건선관절염 △아토피피부염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에는 영국 의약품규제국(MHRA)이 린버크를 크론병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휴미라와 적응증이 같은데다, 린버크는 휴미라가 갖고있지 않은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을 갖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애브비는 “스카이린지와 린버크의 매출이 지난 2021년 46억달러(약 5조8000억원)를 달성했다”며 “4년 안에 휴미라의 최고 매출 기록을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이 제시한 숫자는 210억달러(약 26조5000억원)다.
◇M&A 규모 제한 없앴다…엘러간 인수 효과는
블록버스터의 특허 만료를 대비해 글로벌 빅파마는 경쟁력있는 후발주자를 준비한다. 끊임없이 인수합병(M&A)에 나서는 이유도 이를 위해서다. 신약 후보물질을 초기에 활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즉각적인 매출 공백을 메우기 위한 목적도 있다. 애브비는 6일(현지시간) 최근 제품을 추가하기 위해 M&A 거래 규모 자체 제한선이었던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를 해제했다.
애브비는 지난 2020년 국내 투자자에게도 보톡스로 잘 알려진 ‘엘러간’을 630억달러(약 79조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사들이면서 금융비용이 늘어나 자체적으로 20억달러 규모의 M&A 한도를 뒀는데, 이를 해제한 것이다. 휴미라 매출의 일부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에게 빼앗길 상황에서 결정한 것이어서, 앞으로 공격적인 M&A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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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잘레스 최고경영자는 새로운 신약 승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내년 말까지 4건의 의약품 승인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이 검토 중인 애브비 치료제는 바이오테크 젠맙과 함께 개발해온 혈액암 치료제인 ‘엡코리타맵’이 있다. 또 지난해 피하주사형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한 ‘ABBV-951’도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회사측은 내년에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이 매출로 직결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팩트셋에 따르면 휴미라의 매출은 2023년 82억달러(약 10조원), 2024년에는 62억달러(7조8000억원)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애브비도 자체 전망에서 올해는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내년에는 제자리 걸음을 한 뒤, 2025년이 돼서야 성장세에 돌입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