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왼쪽만 삭발한 머리에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나온 김보람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예술감독이 공연에 앞서 작품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작품의 제목은 ‘언어학’. 말 그대로 춤이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을지를 탐구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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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예술감독의 설명에 이어 장경민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대표가 무대에 등장했다. 이 작품에서 장 대표가 맡은 역할은 ‘언어학 박사’. 장 대표는 공연 시작 전 관객이 직접 적어낸 추천곡 중 하나를 선곡해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몸을 움츠렸다 오른팔을 앞으로 뻗고, 왼팔을 허리에 대고 옆으로 움직이는 등 본인이 만든 4가지 동작으로 음악을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공연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자신들의 안무 비법을 관객과 공유하는 ‘무교육적 댄스’다. 자신들의 대표작인 ‘볼레로’(2008년)와 ‘언어학’(2016년)의 안무법과 작업과정을 관객에게 공개하고 실연하는 이색적인 무대다. 마치 외계에서 온 것 같은 독특한 춤으로 화제가 됐던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자신들의 ‘기업비밀’을 공개하는 자리다.
‘언어학’에 앞서 선보인 ‘볼레로’에서는 음악을 어떻게 춤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볼레로’는 반복되는 박자와 선율로 잘 알려진 곡. 이번 공연에선 김 예술감독이 ‘볼레로’의 음악을 춤으로 표현하기 위해 작업한 안무 노트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박자와 선율을 그림으로 쪼개 표현하고 이를 춤으로 표현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졌다. 현대무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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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넥스트 22’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외에도 다채로운 현대무용 팀이 등장해 현대무용의 색다른 재미를 관객과 나눈다. 앞서 개막작인 현대무용가 안은미의 솔로 ‘은미와 영규와 현진’은 객석점유율 93%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어 안은미컴퍼니 대표 단원인 김혜경의 솔로 무대 ‘자조방방’(7월 12일), 덴마크 안무가 시몬느 뷔로드의 ‘콜렉티브 비해비어’(8월 12~14일), 안은미컴퍼니 신작이자 ‘싱크넥스트 22’ 폐막작인 ‘디어 누산타라’(9월 1~4일) 등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