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스바겐코리아 딜러 측은 “아테온 프로모션과 함께 10월 출시할 티구안 사전 예약을 받는다”는 내용의 판촉 정보를 가망 고객에게 대량 발송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아테온에 대해 8월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아테온은 디젤 단일 모델로 2개의 트림을 선택할 수 있다. 시작가는 5,290만원으로 개별소비세인하를 포함한 752만원의 할인을 받아 4,537만원원에 구매할 수 있다. 프레스티지 트림은 5,790만원에 개별소비세인하 포함 823만원 할인으로 4,966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딜러들의 추가 할인 또는 각종 사은품도 진행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매달 기본적으로 10% 할인 진행이 보통이지만 이번에는 아테온 재고 털이에 나선 셈이다.
폭스바겐은 기존에 PDI 센터에 차량을 입항시킨 뒤 인증 후 판매하는 선입고 후인증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나 2016년 디젤게이트로 인해 인증이 대규모로 취소됐다. 그 이후에는 선인증 후 입고 방식을 채택했다. 이런 수입 방식 변경으로 시간이 오래 걸려 물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아테온은 단종 계획이 없을 뿐더러 파사트는 인증 등이 복잡해 출시 계획이 미정”이라며 “티구안은 10월 출시해 사전 계약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아테온 실패 차종..판매량 매우 낮다.
아테온이 2018년 11월 출시한 이래 7월까지 판매량은 월 평균 264대로 총 2,115대를 판매했다. 인증 때문에 서너 달 정도 판매를 못한 것을 감안해도 월 600대 수준이다.
2018년 9월부터 2019년 2월까지 6개월 동안 파사트 판매를 재개했을 때 월평균 737대를 팔아치운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형편없는 수치다. 티구안이 2018년 5월 출시된 이래 월 평균 834대씩, 올해 1월까지 총 7,505대를 판 기록을 낸 것과도 확실히 차이나는 수치다.
아테온은 프레스티지 모델을 기준으로 쏘나타의 전장 4,900mm에 비해 40mm 더 짧은 4,860mm이다. 축거는 2,840mm로 동일하다. 엔진 배기량도 유종만 다를 뿐 같다. 사실상 디자인만 다른 같은 차라는 얘기다. 더구나 폭스바겐의 이미지는 디젤 게이트로 추락한 상태에서 디젤 모델만 출시했다는 치명적인 실수도 저질렀다.
심지어 2천만원 정도 저렴한 쏘나타가 스톱앤고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프로젝션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등 운전편의성에서 앞선다. 아테온은 30km/h이상에서 작동하고 팝업식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5천만원이 넘는 차에서 팝업식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기대하는 소비자는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고급스러움과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가격만 프리미엄을 추구한 폭스바겐코리아의 가격 책정은 소비자의 등을 완전히 돌려놨다.
폭스바겐 살아날 수 있을까?
아우디도 인증 문제로 판매량 저하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테온의 부진은 꽤 출혈이 컸다. 이미 작년 영업손실 633억원으로 눈 돌릴 곳이 없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 딜러 관계자는 “아테온은 디자인이 독특해 수입차 주 고객층인 40,50대에서 기피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가성비와 평판을 갖춘 티구안에 집중하면서 아테온보다 저렴한 파사트 도입을 폭스바겐코리아 측에 적극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전 파사트는 가솔린 모델이 3,613만원, 디젤이 4,263만원부터 5,219만원까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에 포진해 있어 꽤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10% 내외의 프로모션까지 붙어 판매량이 나쁘지 않았다. 그랜저 가격대에 살 수 있는 독일차로 유명했다.
폭스바겐은 흔히 말하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니다. 현대차와 급이 비슷한 대중 브랜드다. 여기에 디젤게이트로 소비자들의 마음도 굳게 닫혔다.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는 구매 제외대상이 되기 일쑤다. 이런 와중에 가격만 프리미엄으로 포장한 아테온을 출시한 것이 결국 부진으로 이어진 셈이다.
브랜드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여기에 효과적인 가격정책이 없다면 폭스바겐코리아의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